“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어”
  • 김대욱기자
“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어”
  • 김대욱기자
  • 승인 2023.0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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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 변호사로부터 포항 발전을 위한 정치 포부에 대해 듣다
철강·배터리 산업 등 든든한 성장 동력
지속적이고 강한 미래 개척 의지 느껴
지난해 23년간의 검사생활 마무리 후
포항서 법무법인 분소 개소 준비 착착
최용규 변호사가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내년 4·10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진우 국회의원 이후 30년 만에 포항에서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할지 관심이 높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에서 검사 공천설이 끊임 없이 나돌고 있어 지역 정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유일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있다.

주인공은 최용규(54) 변호사. 울릉도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성장한 최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대구고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23년여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1월 법무법인을 설립해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대동중·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최 변호사는 내년 총선에서 포항 남·울릉 출마설이 나오며 주목 받고 있다. 최 변호사를 만나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내년 총선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 포항의 현실과 미래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을 들어봤다.

▲최근 근황은

-지난 1월 서울에 법무법인을 만들었고 지금은 포항에 법무법인 분소를 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어머니도 포항에 계셔서 자주 포항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포항에 와보니 분위기는

-수도권 집중 때문에 지방이 어렵다고 걱정인데 포항의 지인들도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래도 포항은 배터리 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등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울릉도 출신이라고 들었다. 포항에는 어떻게 오게 됐는지

-울릉도에서는 과거부터 생계나 자녀 교육을 위해 육지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님도 외아들을 공부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포항으로 이사 왔다. 별다른 생계 대책 없이 포항으로 오는 바람에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부모님은 어떤 분인지

-아버지는 1930년생, 어머니는 1932년생이다. 우리 역사가 가장 험난한 시기에 국토의 가장 변방인 울릉도에서 태어나 숱한 고생을 하셨다. 아버지는 결혼한 해인 1951년에 징집영장을 받고 제주도 신병훈련소로 갔지만 훈련 도중에 신장 하나를 떼 내는 수술을 받는 바람에 의가사 제대를 했다. 울릉도로 돌아온 아버지는 3년 가까이 누워 있었고, 아버지의 병시중을 들면서 생계를 꾸려야 했던 어머니는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결혼 19년 만에 태어난 외아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당신들은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했다. 포항으로 건너와서 두 분 모두 막노동을 하면서도 양심적이고 검소하게 사셨으며 외아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자상하면서도 때로는 엄하게 키웠다. 부모님의 희생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오랜 검사 생활 후 변호사 개업을 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형사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느낀 게 있다면

-억울하게 수사나 재판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수사나 재판 과정이 지연되면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은 이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선량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으면 사법 시스템을 불신하게 되고, 이런 불신이 확산되면 국가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 국가 발전에도 큰 장애가 되는 것이다.

▲요즘도 전관 예우가 존재하는지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국민 의식도 높아졌다. 전관에게 유리한 결정이 내려지는 풍토는 사라졌다는 느낌이다. 다만 의뢰인이 공직 경험이나 특정 분야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향은 있다. 병원에 비유하자면, 가벼운 감기는 1~2년차 개원의한테 가도 되겠지만 암 같은 중병의 개연성이 있다면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형사 문제뿐 아니라 관련 민사 등의 분쟁까지 염두에 두면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검사 생활을 하면서 좌우명이 있었다면

-평소에 고전을 틈틈이 읽는다. 특히 논어를 좋아하는데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언행에 그릇됨이 없으려면 생각부터 그릇됨이 없어야 한다는 뜻인데 내 인생의 지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을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경험을 얘기해 준다면

-지난 정부 초기에 법무부의 법무검찰 개혁단장으로 근무했는데 개혁을 내세워 절차를 무시하고 편법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때 진정한 정의와 공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고, 민주주의의 올바른 실현을 위해서는 법치주의와 원칙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2010년부터 3년간 국회 법사위 파견 근무를 한 것이다. 이때 입법 과정과 예결산 실무를 충분히 경험했고, 입법부와 행정부의 운영 방식도 깊이 파악할 수 있었다. 정치의 긍정적인 힘을 실감했고, 현실 정치의 민낯도 목격했다.

▲자신의 성격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나를 만난 사람들은 소탈하고 편안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성격 덕분에 친구도 많고 공직 생활을 하면서 중앙정부에 폭넓은 인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내년 총선 포항 남·울릉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막연하지만 어릴 때부터 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뜻을 품어왔다. 부모님과 이웃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성장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과연 그때가 언제인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있고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머지않아 나의 의지를 분명히 밝힐 때가 올 것이다.

▲곧 본격적인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변호사로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 텐데 굳이 힘든 정치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검사나 변호사도 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삶, 즉 정의와 공정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민심의 바다로 나가서 내가 품고 있는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더 크게 실현해 보고 싶다.

▲포항 얘기를 한번 해보자. 지금 포항의 현실을 어떻게 보는지

-앞서도 얘기했지만 수도권 집중 때문에 지방이 전반적으로 어렵다. 포항도 힘들긴 하지만 다행히 철강과 배터리라는 든든한 성장동력이 있고, 포스텍과 한동대라는 좋은 대학도 있다. KTX와 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교통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고, 204㎞의 해안선을 비롯해 수려한 자연이 펼쳐져 있다. 포항은 이처럼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포항이 어떤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다양한 첨단산업과 품격 높은 문화,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져 명실상부한 환동해의 대표적인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산업적 측면에서는 철강과 배터리라는 양 날개가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포스텍과 한동대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IT 등 벤처기업들이 올라오면서 미래지향적인 다양한 산업군이 형성돼야 할 것이다. 또 영일만 등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수준 높은 문화시설과 휴양시설을 조성해 품격 있는 문화·휴양도시를 만들면 포항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관건은 정치적 리더십이 아니겠는가. 포항의 잠재력을 정치적 리더십이 잘 살려 나간다면 포항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포항은 지방의 여러 도시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6·25전쟁 때는 나라를 지킨 최후의 방어선이었고, 전후에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큰 정치인을 여러 명 배출한 저력 있는 도시다. 한마디로 포항은 대한민국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도시다. 포항이 대한민국 역사에 또다시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힘이 충분하다는 믿음과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 또한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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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혁스 2023-09-28 06:34:22
나를넘어 우리로 살아보고싶다 이보다 더 멋진말이 어딨는가 포항시민은 이런 분을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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