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사건 이후 발생 잇따라
살인 예고 글도 하루평균 15건
정부, 절대적 종신형 신설 추진
법무부, 14일 개정안 입법예고
신림역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에서 ‘묻지마 흉기난동’과 SNS를 통한 ‘살인 예고’ 게시 글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고강도 법 적용에 나섰다.
지난 10일 영주시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영주경찰서는 이날 도심 대로변에서 대형 칼을 들고 설치며 공포감을 조성한 P모(53·회사원) 씨를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2분께 영주시 대학로 164번길 노상에서 P모 씨가 흉기를 들고 설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신영주지구대 한승표(26) 순경과 김석진(31) 경장 등은 오후 11시 35분께 P씨를 검거했다.
경찰조사에서 P씨는 “직장상사인 C모(56)씨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이에 불만을 품고 C씨를 죽이기 위해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대구에서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형사 등 병력 200여명과 장갑차가 긴급 배치되기도 했다.
또 8일 낮 12시 15분께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에서 행인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 4일 구미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 XX”라는 내용의 흉기난동 예고 글을 올린 10대가 검거됐다.
구미경찰은 신고접수 즉시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살인을 예고한 글을 분석하고 게시한 인물을 특정했다. 이어 경찰은 5일 새벽 3시30분께 구미 소재 A군의 집에서 협박혐의로 그를 긴급 체포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44분께 경산 소재 한 대학교 온라인 익명게시판에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다 5시간 만에 붙잡혔다.
이처럼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무차별 흉기난동과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강력한 법 적용 추진에 나서 주목된다.
법무부는 강력범죄 범법자 처벌 방안으로 도입을 검토했던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 즉 ‘절대적 종신형’ 신설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14일 입법예고한다. 입법예고 기간은 9월25일까지다.
법무부가 형법 개정에 나선 것은 최근 신림동·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흉악범죄자를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무기형의 종류를 가석방이 허용되는 무기형과,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형으로 구분하는 조항이 신설된다. 법원이 무기형을 선고하는 경우 가석방이 허용되는지 여부를 함께 선고하도록 하고 가석방이 허용되는 무기형만 가석방할 수 있도록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법원도 흉악범죄자의 영구 격리를 위해 별도의 법적 근거로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살인 등 흉악범죄자의 죄질에 따른 단계적 처분이 가능하도록 현행법상 사형제도와 별도로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형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315건이 올라왔다. 하루 평균 15건에 달한다. 살인 예고 글 게시자 119명이 경찰에 검거됐으며, 12명은 구속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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