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실핏줄
간지럽게 피어나니
웃음 숨긴 어른들은
뒤란 이야기로 바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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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뒤란에서 온 담쟁이는 벽을 온통 뒤덮으며 쭉쭉 뻗고 있었다. 항아리로 창고로 손을 뻗었고 지붕 위까지 점령하려는 흔적도 보인다.
소년은 얼굴을 반쯤만 내놓고 염탐 중이다. 밀짚모자를 쓴 허클베리 핀의 개구진 얼굴 같다. 단지 앞에 어른거리다 내게 들킨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것 같은 겨울 땅에서도 무언가가 꿈틀꿈틀 자라나고 있다. 빤질빤질하게 닦인 저 항아리 하나하나에도 누군가의 꿈이 발효되고 있겠지.
호기심 가득한 저 눈동자와 마주친다면 누구라도 슬며시 미소 짓지 않을까. 더구나 봄이 오고 있으니 말이다.
디카시.글: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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