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가, 의사들이 파업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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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가, 의사들이 파업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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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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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반대의 집단행동이 시작되고 있다. 부족한 의사 인력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고 했을 때도 현직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진행되지 못하였다. 의료진의 부족은 통계적 수치는 물론 전국 곳곳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또한 고령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의료진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조치는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현직 의사들은 집단 반발을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다른 직업과 달리 사람의 목숨이 전제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수익을 위해 일자리를 잃는 것도 아닌데 강력한 집단행동으로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수도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은 물론 전국의 수련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당장 병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줄줄이 이어진 수술 일정의 변경은 물론 응급환자의 처치까지 마비된다.

복지부는 전국 221개 수련 병원의 전공의들에게 진료 유지 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반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미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예고했다. 이들의 계획은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는 것이다. 5대 대형병원의 전공의 사직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이들이 근무하던 병원에서는 어떤 대책이 있을까. 빼곡한 수술 일정과 진료를 기다리던 예약환자들까지 일대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더구나 입원환자들은 누가 돌보겠나.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신들의 이권을 보호하고자 환자를 떠나는 것은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진료와 시술 및 약 처방까지 올스톱 되면 결과적으로 피해는 환자들이 입게 된다. 아픈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치료해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더 치명적인 형국으로 몰아넣는 일을 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집단행동으로 정부의 의지를 관철시킨 전력을 믿고 집단행동의 철회를 하지 않을 것이다. 비상 체계를 구축하여 환자들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의료진의 부재로 불의의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들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이들이 정상적인 근무를 하는 상황에서도 의료진을 찾아 병원을 떠도는 구급차 안에서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는데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의견을 내고 주장을 펼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꼭 극단의 방법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내고야 상황을 수습하는 적폐를 밟아야 할까.

의사들은 극단의 카드를 들었고 정부도 업무 복귀의 명령으로 대치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의사면허의 박탈로 대치한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대화를 통하여 조정할 수 있고 대안을 만들 수도 있다. 의사들의 중론은 의료 수가 인상 및 각종 검사와 시술 비용의 현실화다. 결국 비용의 인상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들은 의료인을 늘려놔도 수익이 나지 않는 진료과목의 공백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정부의 발표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수가를 올려주겠다 하고 재원이 없다고 지키지 못한 전례를 들어 작금의 강력한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하나씩 해결해 보자. 지금 의사가 부족하여 인력을 확대하고자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의료 수가 문제가 아니고 인력 문제이다.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율할 수 있다.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가 환자를 포기하고 의사직을 걸 만큼 중대한 일인가. 숫자가 증가하면 수익도 떨어질 것이라는 단순 논리인가. 법적으로 하자며 변호단까지 꾸리는 모습도 언급되고 있어 안타깝다. 의사를 업으로 하고자 할 때 생명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은 남다른 사명감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인데 눈앞에 이익 때문에 생명을 놓쳐서야 되겠는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다. 의사들도 정부도 극단의 대립은 피해야 한다. 극단 대립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장 빠르게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열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의술(醫術)을 인술(仁術)이라 하는 이유를 알 것이다. 의술은 기술 이전에 사랑이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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