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데뷔한 A매치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주민규(울산)가 태국 원정에서 데뷔골을 노린다.

황선홍 임시 사령탑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실망스러운모습 끝에 1-1로 비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불만족스러웠던 경기였지만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반가운 소득이다.

역대 최고령(33세 333일)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는 태국전에 선발 출전, 1954년 고 한창화 선생(32세 168일)이 작성했던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경신했다.

생애 처음으로 나서는 A매치라 긴장이 될 법도 했으나 주민규는 벤치가 원한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경기 초반에는 전방에서 힘으로 버티는 포스트 플레이를 성실히 해냈고, 중반부터는 중원까지 내려오면서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만족스럽게 선보였다.

비록 전반 20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하는 데 실패하는 등 미련 남는 장면도 있었으나 후반 19분 홍현석(헨트)과 교체되기 전까지 몫을 해냈다.

주민규는 “경기 중반에 위에만 있지 말고 중간으로 내려와서 미드필더처럼 공간을 만들어 주라는 역할을 주문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여서 기분 좋게 뛰었다”며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황선홍 감독도 경기 후 “주민규는 자기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 경기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인 만큼 주민규는 태국 원정에서도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이미 소속팀에서 득점력을 입증한 주민규는 데뷔전을 통해 A매치의 분위기, 대표팀 전술 등을 경험한 만큼 태국전에서 득점을 기대해 볼 만하다.

한국 축구 최전방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마땅한 주인이 없는 상황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인기 대열에 올랐던 조규성(미트윌란)은 유럽 진출 이후 오히려 기량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현규(셀틱)는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황의조(알란야스포르)는 사적 논란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규가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보인다면 월드컵 예선 기간 한국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골까지 터진다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