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전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대구·경북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엄청난 수난(水難)을 당했음에도 자연의 냉혹한 변주곡은 예외를 두지 않았다. 경산에서는 40대 여성 1명이 실종된 지 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달성군·군위군에 산사태 경보·주의보가 발령돼 주민 260여 명이 대피했다. 대구시 북구 조야동에서는 60대 남성 1명이 배수로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불어난 수위로 시민 50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 실행에 나선 대구시·경북도의 대응은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좋은 방비가 됐다. 피해가 심했던 경북지역은 “2차 피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민들을 강제 대피시키고, 또 다른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대피 기간을 연장하는 등 과도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한 이철우 도지사의 적절한 지시가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북소방 당국은 10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3단계로 운영하고 21개 시군 2천830개 마을에 5천931명의 순찰대를 가동했다. 도내 2166가구 2935명을 사전 대피시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구지역 소방안전본부도 지난 8일부터 10일 오후 4시까지 인명구조 11건을 비롯해 배수 지원 65건, 안전조치 190건 등을 수행했다. 피해 관련 출동 건수가 총 266건에 달했다.
예측불허의 양태를 보이는 극한 호우는 명백한 뉴 노멀이다. 바람과 구름, 공기가 갈수록 제 멋대로이니 기상예보인들 정확하게 맞을 턱이 있나. 중앙·지방정부의 현재 대응 매뉴얼을 비롯한 재난 대비책에 허점이 없는지 우려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걱정이다.
과거의 패턴에 맞춘 배수시설 용량으로는 상상 초월 게릴라성 폭우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변수에 맞도록, 장·단기로 나누어서 제방 시설을 모두 재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재난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 무장이 절실하다. 하늘의 뜻은 충분히 확인됐으니 이제 땅의 일, 사람의 일만 남았다. 더 이상 어리석지 말자. 올여름 장마철 비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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