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보다 비싼 수입농산물로 수급조절?
  • 손경호기자
국산보다 비싼 수입농산물로 수급조절?
  • 손경호기자
  • 승인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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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한 농산물 비축사업 예산 수립 시 감자·양파 등
수입산 kg당 비용 국산보다 높아…이원택 “수입 의존 도 넘어”
정부가 농산물 수급조절을 위한 비축사업 시 국산보다 비싼 가격의 수입농산물을 비축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국회의원(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시행하는 농산물 비축사업 예산 수립 시 감자와 양파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수입산의 kg당 비용이 국산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농산물의 가격안정과 수급조절을 위해 국산 11개 품목과 수입산 9개에 대해 정부비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동일 품목이면 수입농산물이 국산농산물보다 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정부 비축사업의 예산 수립 기준은 달랐다.

이원택 의원실 검토 결과, 감자 1kg 비축에 국산 수매는 1688원이 드는 반면 수입산 도입에는 2763원이 들어 수입에 드는 비용이 수매에 비해 64% 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비용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부예산안 기준, 감자의 수매물량은 2024년 1529톤에서 2025년 1000톤으로 34.6% 줄어든 대신 수입은 1041톤에서 1885톤으로 81.1% 늘어났다.

양파의 경우, 1kg 비축에 국산 수매는 1305원이 드는 반면 수입산 도입에는 1422원이 들어 수입에 드는 비용이 수매에 비해 9% 가량 높았다. 양파 수매물량 계획은 2024년 1만 1696톤에서 2025년 9781톤으로 16.4% 가량 줄어는 대신 수입은 3000톤에서 8000톤으로 166.7% 늘어났다.

국내 생산에 기반한 수급조절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같이 수입산을 국산보다 비싸게 주고 사오는 이유에 대해 국산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을 때 수매비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수입산은 시중 가격이 폭등해 있을 때 추진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양파와 감자의 수입량을 급격하게 늘려 예산에 반영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몇 년간 해당 품목의 수입 추이에 따라 산출된 물량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산이 국산보다 비싼 경우 국산 생산량을 늘려 비축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국내 농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농산물 수입 계획을 최근 수입 물량의 추세로만 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측면에서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운 설명이다.

이원택 의원은 “정부가 농산물의 수입과 비축을 결정하는데 있어 국내 농업 생산기반 유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비축사업 대상 품목 선정 기준인 ‘국내 생산기반 유지 및 증산 유도가 필요한 품목’이라는 조건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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