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릉 석인상은 무인, 관 장식 곤충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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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릉 석인상은 무인, 관 장식 곤충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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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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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경주문화재硏 `신라고분 학술조사’  
    문인·매미 주장 뒤집어
 
 신라 원성왕릉으로 추정되는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의 `서역인 석상’과 마주 배치된 `카이저 수염’의 돌로 만든 문인상은 문인이 아닌 무인이며, 그가 쓴 관 전면 중앙에 장식된 곤충도매미가 아니라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최근 전 4권으로 완간한 경주지역 소재 `신라고분 기초학술조사연구’를 통해 3D 스캔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괘릉 `문인상’은 뚜렷한 근거 없이 문인으로 통용되다가 1996년 미술사학자인 이재중 씨가 `석오 윤용진 교수 정년퇴임 기념논총’에 투고한 논문 `통일신라시대 왕릉 앞 석인 연구’를 통해 무인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처음 제기했다. 이씨는 또 석인상이 쓴 관 중앙을 장식한 곤충이 매미로 이 관이 중국에서 말하는 통천관, 혹은 초선관일 것으로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주연구소는 육안 관찰만으로 분명치 않은 이 석인상을 3D 스캔한결과 “무인이 착용하는 대수장포라는 큰 소매를 간춘 긴 도포 차림을 한 데다, 갑옷을 걸쳤으며, 더구나 문인들이 휴대하는 홀 대신 무인들이 드는 장검을 잡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이것이 무인상임을 최종 확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주장이 10여년 만에 정밀 촬영을 통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이 석인상 관을 장식한 곤충은 육안으로는 윤곽조차 알기 힘들지만 이번3D 스캔 결과 매미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반면, 벌을 형상화한 것이 분명한 흔적을 드러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손명순 경주연구소 연구원은 “이 무렵 중국의 황제릉 석인상에 매미가 보이고, 나아가 매미를 도안한 관을 중국에서 많이 썼다 해서 그에 이끌려 괘릉 `무인상’의 곤충 또한 매미로 간주했으나, 여러 모로 보아 벌이 분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의 고고학 출토 자료와 문헌기록에서는 신라에서 괘릉이 축조되던 그 무렵 중국 당나라 사회에서 이미 벌을 도안한 관이 사용되었으며, 더구나 이런 관은 무인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7세기 초반 당나라에서 구양순 등이 편찬한 춘추담잠파라는 문헌은 “조정에 대봉무사와 중봉적강, 흑불량이 있다”면서“벌에는 독침이 있는데 이것으로 위험을 막으니 이런 까닭에 (벌이란 곤충은) 무사의 상징이다”고 했다.
 이를 통해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벌은 무인의 상징물이었으며, 그런 까닭에 벌이라는 명칭을 활용해 무사의 계급을 나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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