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당신에게 쓴 글을 통해 나는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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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당신에게 쓴 글을 통해 나는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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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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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황금나침반
204쪽, 9500원
 
 소설가 공지영(43·사진)씨가 10년 만에 두 번째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황금나침반 펴냄)를 출간했다. 이 산문집은 사랑을 주제로 작가 개인의 일상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소설과는 다른 질감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공씨는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겪으며 `사랑’과 온몸으로 부딪쳐 온 질곡의 개인사를 지니고 있다.
 “상처받기 싫어 그 사랑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동안 영혼이 무디어지고 죽어버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산문집 출간 기념행사에서 공씨는 “내가 사랑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나에게 아픔만 주고 떠났다고 생각했다” 며 그러나 이제 “상처받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키스도 침대도 빵을 나누는 것도, 보내주는 것도 사랑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 남편이었던 영화감독 오병철씨가 지난해 작고했을 때의 심경을 산문집에 이렇게 기술했다.
 “그가 죽는다는데 어쩌면 그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고, 나를 모욕하고, 나를 버리고 가버렸던 날들만 떠오르다니. 그리고 그의 죽음보다 더 당황스러웠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지만 그러나 그것 역시 저의 진실이었습니다. 죽음조차도 우리를 쉬운 용서의 길로 이끌지는 않는다는 것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14쪽)
 공씨는 죽음조차도 쉽게 용서의 길로 이끌지 못하는 감정을 밝히면서 “실은 그를 용서하는 일보다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예감한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지난해부터 침체된 한국문학 시장에서 유일하게 독주하고 있는 인기작가다. 사형수 이야기를 다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이어 일본 작가 쓰지 히토나리와 함께 집필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 나란히 등재돼 있다. 이러한 `공지영의 힘’은 자신과 맞서는 솔직함과 피 흘리는 내면에 대한 진솔한 성찰에 있을 터이다.
 공씨는 이번 산문집을 시종 `J’라는 이니셜을 지닌 이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채우고 있다. 그 J란 공지영 자신일 수도 있지만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택한, 그리하여 상처 없는 사랑이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지저스(Jesus)일 수도 있다.
  /여정엽기자 bit@
 
엄마랑 아빠랑
 
일상적이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천국의 아이들
마지드 마지디 원작/김병규 글
효리원
171쪽, 8900원
 
 “오빠 1등 하면 안돼! 꼭 3등 이야”
 몬트리올 영화제 프랑프리와 관객상, 뉴포트 국제영화제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했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이 책으로 나왔다.
 가난 속에서 천사처럼 살아가는 아이들의 눈물겹지만 찬란한 이야기. 곳곳에 삽입된 영화 스틸들은 영화의 감동을 환기 시킨다.
 테헤란에 사는 가난한 소년 알리는 여동생 자라의 하나 뿐인 구두를 잃어 버린다. 새 신발을 살 형편이 안되는 집안 사정을 아는 알리는 동생과 운동화를 나눠 신지만, 지각을 하기도 하고, 교장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쉽지만은 않다.
 어느날 알리는 전국 어린이 마라톤 대회의 3등 상품이 운동화라는 걸 알게 된다. 동생의 신발을 마련하기 위해 참가한 알리는 과연 1등도, 2등도 아닌 3등을 차지할 수 있을까
 따뜻한 남매의 사랑이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 오는 책이다.
 집안에서 툭 하면 다툼을 벌이는 사이 나쁜 형제, 남매가 있다면 꼭 자녀에게 이 책을 선물해 읽히도록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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