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브라질에 추월당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2위로 떨어졌다고 통계청이 발표했다. 2004년 인도에 10위 자리를 내준 뒤 1년 만에 다시 한 계단 주저앉은 것이다. 한국경제가 두 자리나 추락한 시기는 참여정부 출범 후다. `바다이야기’ 말고도 국민들이 절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에 나타난 구체적인 수치는 국민들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지난해 한국 GDP는 전년보다 15.7% 증가한 7875억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2004년 세계 15위였던 브라질은 31.8%가 증가, 11위(7961억달러)로 올라섰다. 브라질이 네 계단 뛰어 오를 때 우리는 성장잠재력을 까먹고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3년여 동안 `배분’과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앞서가는 기업과 개인의 발목을 잡았고, `복지’라는 명분으로 이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을 `큰 정부’를 앞세워 나눠주는 데 몰두해왔다. 그 결과 반(反)기업정서가 팽배해졌고, 기업은 외국으로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부자들이 싸늘한 사회분위기를 피해 외국에서 달러를 물쓰듯 하고 돌아오는 현상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력이 두 자리 추락한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우리 경제가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 12위 자리를 내주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13위인 멕시코(7684억달러)와 14위 러시아(7636억달러), 15위 호주(7081억달러)가 무섭게 뒤쫓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과거 파헤치기다, 작전권 환수다. 자주다, 민족끼리다 하며 내부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수치다. 그 수치는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다. 참여정부가 진정 역사에 남기를 원한다면 두 자리나 추락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몰두해야 한다. `자주’나 `민족끼리’ 같은 구호만으로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좌파노선을 걸으면서도 경제를 성장시킨 능력이 너무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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