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와 김 의장의 사과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많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이 바다이야기에 빠질 때 국무총리가 아니었다. 김 의장도 집권당 소속이지만 직접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두 사람의 사과는 정치적 사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를 달래주는 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책임과 사과의 주체는 일단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으로 집중된다. 그는 2년 가까이 장관으로 있으면서 사실상 성인도박 기능을 가진 바다이야기 등을 허가했고, 수십조 원이 오간 경품 상품권 발행을 인가한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기자들에게 “문화부가 사행성 도박 시정을 영상물등금심의위에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사과한답시고 나타난 그의 모습이 심사를 돋운다.
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이라는 당직을 사퇴하면서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라는 말을 했다.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고, 서민들의 피와 같은 돈을 블랙홀 처럼 빨아들인 도박장을 허용한 장본인치고는 너무도 한심한 수준의 사과다. 야당들이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전 장관으로서는 억울할지 모른다. 상층부에서 바다이야기를 허용키로 결정하고 자신은 이를 뒷바라지 했을 뿐이라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방법이 없다. 입을 열거나, 아니면 공직자로서의 진퇴 문제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의 사과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바다이야기를 `정책실패’라고 말하지만 국민들은 지금 청와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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