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축산농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대구·경북은 국내에서 가장 큰 축산지이다보니 불안의 그늘이 더욱 짙다. 미국산 쇠고기가 지닌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고기맛이다. 이를 무기로 국내의 양돈·양계 농가까지 제치면 우리의 축산은 더욱 고전할 수밖에 없다. 수입육이 한우고기로 둔갑하는 풍토가 바로잡히지 않는 것 또한 불안 가중 요인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중단된 2003년 한 해 동안만도 20만곘이나 들어왔다. 수입 쇠고기의 67%나 되는 물량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추석 이후 들어오게 된다지만 지난날의 위세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게 뻔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입재개를 서둘렀다는 인상을 주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한·미 두 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미국의 압력에 맞설 힘이 달린 결과는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의시(疑視)는 안전성에도 깔려 있다. 그 동안 수입 중단-광우병 발생-수입재개 절차 진행-수입재개 승인 연기를 거듭한 것은 결국 광우병 안전성에 확신감이 없었던 까닭이다.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 수입하는 근거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이라지만 이같은 과정만 되짚어 봐도 안정성을 확신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중요한 것은 우리 축산농가의 경쟁력 확보다. 깊이 생각도 않고 송아지 입식을 서두르는 것 같은 현상은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관계당국의 장·단기 대책 개발 시행 또한 더욱 고삐를 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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