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마을서 문화재 보존·연구 구슬땀…한국國學의 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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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마을서 문화재 보존·연구 구슬땀…한국國學의 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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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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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전경.

 
■국학 전문 연구기관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을 가다
 
민간 자료 수집·보존 주력…국학자료 최대 수장기관
통합관리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체계적인 관리 힘써
디지털콘텐츠화로 국학 대중화…국민 인성함양 기여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표방하는 안동시청에서 차량을 이용, 도산서원 방향으로 30여분 향하다 보면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영지산 끝자락에 한국 국학의 본산인 한국국학진흥원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995년 국학 자료의 수집, 보존과 연구 및 보급을 위해 태동한 국학 전문 연구기관으로 설립 이후 10여 년간 470억 원이 투입되면서 4만여 평의 대지 위에 본관인 홍익의 집을 비롯해 유교문화박물관, 장판각, 국학문화회관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서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단순히 외형만 확대된 게 아니다.
 설립 목적 중 가장 중점적인, 훼손 또는 도난으로 멸실 위기에 처한 민간 소장의 국학자료 조사·수집 및 보존에 착수하자마자 국내 3대 국학자료 소장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을 제치고 단숨에 국학자료 최대 수장기관으로 도약했다.
 지난 2002년 문중 및 개인 소장의 국학자료를 무상으로 관리해주는 위탁관리제도를 운영하고부터 전국 563개 개인 또는 문중에서 고서·고문서·목판 등 약 27만점에 이르는 자료를 기탁해 온 결과이다.
 이중에는 국보인 징비록을 비롯한 보물 및 지정문화재 1721점도 포함돼 있어 명실상부한 한국국학진흥의 산실로서 손색이 없게 됐다.
 또한 때를 같이해 목판 10만장 수집운동과 더불어 목판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한국 유교목판의 고증 및 복원을 위한 연구, 소장 목판의 DB구축, 전시 및 학술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준비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통합관리 전산시스템을 도입, 소장 국학자료를 보다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정리된 자료를 해마다 목록집으로 간행하는 한편,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는 별도 자료집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학의 중점적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학전반으로 관심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사업도 도모하고 있다.
 한국유학의 종합적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국학연구과제를 개발, 연구함과 동시에 총 35권의 한국금석문집성·총12권의 한국유학사상대계 등 각종 연구도서들을 간행해 왔으며 국내외 세계적인 유학연구기관과 학술정보의 공유 및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함께해 오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외 한국유학의 파생적 연구 유도기반 조성을 위해 2004~2010년까지 전문연구자 170여명이 참여, 매년 2권의 단행본을 총 12권의 총서로 간행해 온 한국유학사상대계 간행사업은 특히 돋보이는 자랑거리로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수집된 국학자료의 디지털콘텐츠화를 꾀해 국내외 학계에 보급함과 아울러 다양한 교양도서를 발간, 보급함으로써 국학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부설기관으로 한국인성교육연수원을 설립, 전통문화와 사상에 기초한 인성함양 교육 및 전통문화체험 연수를 꾸준하게 시행해 국민들의 올바른 인성 배양에 기여함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이다.
 여기에 유교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전문박물관인 한국유교문화박물관을 운영, 일상의례에서부터 국가경영의 대경대법에 이르기까지 우리 전통문화의 중심을 이뤘던 유교문화의 진수를 8개 전시실에다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이밖에도 자체 및 기업체 연수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과 전문 강사진의 전통문화 강의, 체험교육, 현장교육, 영상교육 등 다양한 체험교육 과정이 국학문화회관에서 연중 실시되고 있다.
 이처럼 설립 이후 단기간에 국내외 국학연구의 선도 기관으로 우뚝 선 한국국학진흥원은 개설 15년째인 2010년에도 쉼 없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새해 지원사업 중 눈여겨 볼만한 것으로는 새롭게 추진하는 국학자료 기탁 홍보 특별전을 꼽을 수 있다.
 기탁문중의 유물전시를 통해 자료기탁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한편 미기탁 문중의 자료기탁 분위기 유도와 미공개 민간소장유물 전시에 따른 문화재 인식고취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전통문화 선본자료 발굴 및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각종 한국국학진흥사업 간의 효율적인 업무연계를 위한 자료 DB통합 및 자료관리 시스템의 효용성 증대, 각 사업별 생성 국학자료 소스의 통합적 관리를 위해 1억2000여만을 들여 소장자료 통합관리 시스템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족문화의 체계적 계승에 밑거름이 될 고전국역자 양성과정을 운영, 한문 및 초서해독이 가능한 한문 후속세대와 국학자료를 소재로 한 콘텐츠소스 개발 인력의 확충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한 인성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지도자를 양성하고 다문화시대 공동체정신 함양을 통한 민족문화 정체성 확립을 목적으로 전국 각지 및 본원에서 시행될 전통문화기반 시민 인성함양 교육도 주목할 만한 새해 사업 중 하나다.
 세계적 유교문화 메카로서 늘 새롭게 용틀임을 하는 한국국학진흥원이 1년 뒤엔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자못 기대된다.
  안동/김승일기자 ksy@hidomin.com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선비의 삶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게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인성교육의 요람 만들 것”
 
김병일 제5대 한국국학진흥원장
 
 지난 8월1일 취임한 김병일 제5대 한국국학진흥원장(64)은 제10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등을 역임, 예산 및 금융 주요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 관료로서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만 퇴임 후 대학에서의 사학 전공을 살려 성고사당에서 사서를 배우는 한편 틈틈이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던 중 한국국학진흥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 올 8월에 취임했으나 지난 28일 한국국학진흥원 사업설명회를 취임식으로 대신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삼복더위에 취임식이랍시고 문중어르신들을 모시는 것은 도리가 아니기에 이미 예정돼 있던 사업설명회로 대신했다. 겉치례보다 알찬 사업 추진으로 한국국학진흥에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전국 500여 기탁문중 및 유림관계자가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번 설명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들었다.
 -지난 10년간의 사업성과를 보고 드리고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다짐하는 자리였는데, 현장에서 예천권씨 초간정 문중에서 보관 중인 대동운부군옥 목판 900장 및 인동장씨 모암문중 목판 60장을 비롯, 하회 충효당 고서 3000권과 경주 이씨 양월 문중 소장의 고문서 기탁의사 표명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한국국학진흥원을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고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향후 계획은.
 -자신을 낮추는 대신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선비의 삶을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게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사업을 위탁받아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시범실시 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작정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토대로 한국국학진흥원이 앞으로 국학의 계승 발전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국익에 도움이 되는 각종 사업들을 펼칠 수 있도록 힘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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