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전사자 유족들의 `슬픈 추석’
  • 경북도민일보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의 `슬픈 추석’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족들 가슴에 소금 뿌리는 천안함 폭침 부정세력 
(konas)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으로 떠들썩하다. 연휴를 이용한 고향 방문과 해외여행 등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농부들이 1년 내내 땀 흘려 가꾼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결실을 거두는 때이기도 하다. 들판이 누런 벼로 뒤덮여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일년 중 가장 풍성한 때이기 때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추석인사말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이런 번영과 풍성함은 국군장병들이 24시간 목숨 걸고 북한으로부터 지켜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난 3월26일 백령도 근해에서 천안함이 북한군 어뢰 공격으로 46명의 해군용사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것도 국가를 지키다 산화한 송구한 희생이다. 추석 명절을 맞은 천안함 유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지만 천안함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아들, 남편, 아빠를 그리워하며 쓸쓸하고 고통스런 추석을 맞아야 한다.
 고(故)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 심복섭(48)씨는 아들 정 병장 생각으로 눈물지었다. 그는 최근 경기도 집에서 작은 태극기 함 속의 정 병장 젖니 4개를 꺼내 떨리는 목소리로 “범구가 이갈이 할 때 버리지 않고 모아둔 것인데 이제 범구 흔적은 이것밖에 없네요”라며 젖니를 담은 비닐 팩을 끌어안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심 씨에게 정 병장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외아들이었다.
 심 씨는 정 병장이 두살 때 남편과 이혼하고 공장 경리로 일하며 홀로 외아들을 키웠다. 12평 임대아파트에서 모자는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왔다. 정 병장은 우울증을 앓는 엄마에게 “빨리 취직해서 호강시켜 드릴께요”라고 평소 입버릇처럼 말했던 지극한 효자였다. 하지만 이번 추석 때 아들이 없다. 심씨는 22년 만에 처음 맞는 홀로 추석이다. 심 씨는 “온전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지만 죽어서라도 좋은 곳에 가길 빌 것”이라면서 3월26일 기일 때마다 천도재를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지금 이 나라는 북한에 쌀을 보내는 일로 요란하다. 통일부가 쌀 5000t을 보내겠다고 하자 야당 원내대표가 “너나 먹어라”는 식으로 퉁박을 주고 “쩨쩨한 이명박 정부”라고 비웃는다.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수억달러를 갖다 바치고 때마다 손을 벌리지 않아도 쌀과 비료 등 온갖 것을 퍼준 그들답다. 이들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인하면서 `50만t’을 보내라고 아우성이다.
 쌀 50만t 지원은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김정일 선군(先軍) 체제를 떠받드는 행위이자 핵무기 제조를 위한 군자금을 후원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북한이 군량미로만 100만t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는가? 북한이 먼저 군 비축미를 풀어 집단 아사지경에 도달한 2300만 주민에게 배급해 주어야 한다. 더욱 놀랄 일은 북한이 최근 240mm 방사포를 휴전선부근에 증강 배치해 `서울 불바다’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천안함 유족들에게 추석은 3중의 고통과 슬픔의 시간이다. 첫째 고통은 앞서간 아들과 남편 그리고 아빠들의 희생으로 인한 필설로 다할 수 없는 뼈에 사무친 무한한 상실감이다.
 둘째 고통은 야당들이 천안함 폭침의 범인이 북한이라는 것을 의심하면서 불신하는 데서 초래된 실망감 때문이다.
 셋째 고통은 반인륜적 학살범 김정일에게 쌀 50만t을 갖다 바쳐야 한다는 야당과 친북단체들의 종북적 주장때문이다. 야당들의 50만t 대북 쌀 지원 주장은 천안함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박박 긁어 소금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 살인범으로부터 아무런 시인 사죄와 재발방지 약속도 없이 단지 인도주의 원칙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아래 북한에 대규모 쌀을 지원하자는 요구는 범인에게 물질적 보상을 해주는 것과 다름없는 해괴한 논리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시인 사죄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는 한 대북 쌀 지원은 있을 수 없다.
 국민들은 추석을 가족들과 함께 정겹게 지내되 잠시나마 천안함 유족들이 혈육을 잃은 뼈아픈 상실감과 고통 그리고 대북 대규모 쌀 지원주장에 대한 국민적 분노 등을 되새김질 하면서 추석명절을 보내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