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임기를 다 안 마친 첫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마치 `하야’ 가능성이 있는 것 처럼 비쳐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그 다음날 정반대의 발언을 했다. 전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무현 당신 임기 얼마 안 남지 않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정부 의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 왜 이처럼 헷갈리게 들리는지 어지럽기만 하다.
노 대통령의 전남 발언은 앞으로 남은 1년 3개월의 임기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며,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장악력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국정수행 의지는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바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임기를 다 안 마친 첫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남은 임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대통령 자신이나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 대통령이 임기와 관련해 이렇게 저렇게 말을 바꾸는 것은 대통령의 레임덕을 자초할 뿐이다. 언제 하야할지 모르는 대통령 밑에서 누가 충성을 하며, 누가 열성적으로 국정을 챙기겠는가. `임기를 다 안 마친 첫 대통령’이라는 발언이 나오자마자 열린우리당에서 노 대통령과 결별하겠다는 시도가 태동하는 것만 봐도 노 대통령의 임기 발언은 자충수라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와 `열린우리당 탈당’이라는 두 개의 카드를 갖고 여야를 넘나들며 현실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대통령이 정치의 중심이 돼 판을 흔들겠다는 생각이라는 분석이다. 이 역시 옳지 않다. 대통령은 당파를 초월한 위치에서 나라살림을 살피는 자리다. 임기가 끝나면 조용히 물러나는 게 당연하다. 제발 더이상 `임기’와 관련해 이런 저런 소리가 안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들은 대통령 임기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