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는 포항시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비난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업 예산안을 올려놓고도 현황 파악은 커녕 용어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걸핏하면 “서면 보고하겠다”고 한다니 소낙비나 피하고 보자는 것인가.
포항시청측의 이 같은 자세는 누구도 납득할 수 없다. 예산은 혈세로 짜여진다는 기본인식조차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밖에 없을 정도다. 특정사업 예산이 왜 필요한지 설득하지도 못하고 “협조해달라”는 소리만 할 바에야 회의장엔 왜 나가는가. 그러니 의회쪽에서 “예산안은 올려놓기만 하면 통과되는 줄 아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예산안엔 이른바 부풀리고, 물 탄 요소들이 숨어있게 마련이다. 이를 찾아내는 것이 혈세 낭비를 줄이는 지름길이랄 수 있다. 좁은 지역이다 보니 이른바 갖가지 `연(緣)’에 얽힐 수도 있고 `지역구’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청이건, 시의회이건 `주민 편’에 서는 것이 기본 자세다. 그러려면 냉철해야 한다. 흔한 말로 공사(公私)를 가리라는 것이다.
민선 4기체제는 한나라당 일색이다. 이 특징이 강점이 될 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체제다. 집행부 쪽에선 바로 이 점을 노려 어물쩍할 수도 있다. 의회가 집행부와 한통속이 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불쾌하게 마련이다. 포항시의회가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포항시의회로서는 이번 예산안 심의가 임무 수행의 첫걸음이다. 허술한 예산 심의로 `가재는 게 편’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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