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장군 녹이는 훈훈한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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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장군 녹이는 훈훈한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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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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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소외계층에 연탄·쌀 전해
 
 13일 오전 10시 포항시 남구 송도동.
 낡은 지붕이 다닥 이마를 맞댄 골목안이 시끌벌적하다.
 5평 남짓한 한창일(74)할아버지 쪽방을 따뜻하게 데울 `사랑의 연탄’이 들어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 할아버지는 “연탄 떨어질 날이 오늘 내일했는데 뜻밖의 선물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할아버지의 허름한 창고를 가득채운 구공탄 250장.
 하루 2장씩 연탄을 떼는 그에게 한 겨울 넉달을 버틸 든든한 재산이다.
 이날`송도동의 산타클로스’. 그 주인공은 현대제철 노동조합원들의 `좀도리 나눔’이다.
 현대제철 김용수 노조 지부장은 “조합원 1400명 전원이 급여의 100원 단위(일명 끝전) 동전을 1년간 열심히 모았더니 3000만원이라는 종잣돈이 됐다”고 했다.
 `티끌모아 태산’이 된 기부금은 한 할아버지를 비롯, 소외계층 250세대에게 연탄과 쌀, 난방유 후원에 쓰이게 됐다.
 이날 최용만(74) 강영남(69·여) 노부부에게도 `산타의 연탄’은 배달됐다.
 3년전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우리 같은 늙은이 돌보느라 고생이 많다”며 끝내 말끝을 흐렸다.
 “아무리 세상이 팍팍하다 해도 젊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저 고맙다”는 강 할머니. 연탄 나르기에 한창인 조합원들에게 `자식 보듯’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일일 연탄 배달꾼인 된 조합원 임지호(34)씨는 “아직도 연탄을 떼는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며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쌀독과 연탄창고가 가득하면 겨울 나기가 든든했던 시절. 금수강산이 두 세번은 바뀐 지금, 아직도 그 걱정에 발을 구르는 이웃들이 있다.
 “좋은 사람들 덕에 한 겨울 시름 크게 덜었다”는 노부부는 `연탄 산타들’의 손을 오래도록 잡았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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