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습과 편견 넘어선 `오바마, 어머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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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습과 편견 넘어선 `오바마, 어머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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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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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 삶의 궤적 집중 추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바로 이틀 전, 그를 키워준 할머니가 타계했다. 당연히 이는 궁금증은 `왜 할머니가 키웠을까’였다.
 재니 스콧의 `오바마, 어머니의 길’은 오바마 대통령의 생모인 스탠리 앤 던햄에 관한 저서다. 오바마 대통령의 관련서는 많아도 백인 어머니를 본격 조명한 책은 없다시피 했다. 그동안 알려진 내용도 단순했다. 캐냐 출신 흑인 남성과 결혼해 오바마 대통령을 낳은 어머니는 재혼 후 아들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거기서 키우던 오바마를 하와이로 보낸 뒤 줄곧 떨어져 살아야 했다는 정도였다.
 저자 스콧은 인류학자였던 앤의 삶의 궤적을 2년 6개월 동안 집중 추적했다. 쉰둘이라는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겪어야 했던 한 여인의 삶과 자식사랑을 더듬어나간 것. 아들을 친정엄마에게 맡긴 비정한 어머니였을 거라는 일반의 추측을 깨뜨린다.
 앤은 오바마가 생후 10개월 되던 때 남편이 하버드로 떠나자 부모의 도움을 받아 10년 동안 오바마를 기른다. 재혼 후에도 인도네시아로 데려가 오바마를 살폈던 것.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체득했던 데는 그 경험이 있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앤의 유별남은 백인이면서도 흑인과 결혼했다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녀가 다닌 고교에 흑인 학생이라곤 단 한 명밖에 없었던 시절. 그러나 앤은 대학을 다니던 열일곱 나이에 흑인과 결혼키로 결심했다.
 행적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앤은 주류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았다. 저자는 “그건 어쩌면 아버지가 `스탠리’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줬을 때부터 예견됐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길게 보면 그녀는 인습과 편견을 넘어선 미국문화의 새로운 `개척자’요 `선구자’였던 셈이다.  은행나무. 416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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