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유방이 초나라의 항우를 격파할 때 한나라 군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해 향수에 젖은 초나라 군사들이 흩어지게 만들었다.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노래에 다중의 정서가 집중될 때 그 노래는 노래 이상의 힘을 가진다. 프랑스 혁명 당시 왕정에 시달리던 파리의 주부들이 왕정타파를 외치며 파리에서 마르세유까지 행진하며 부른 노래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다. 오늘날 이 노래는 자유국가 프랑스를 상징하는 국가가 됐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1970년대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 김민기 곡 `아침이슬’은 민주화를 갈망하는 `시대의 노래’였고 `늙은 노동자의 노래’ 또한 억압에 찌들린 `민중의 외침’이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병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인민군 부대에 노래반주기재를 보낸 뒤 병영에 노래방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병사와 군관들이 노래반주기재로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더 높은 점수를 받겠다고 야단을 부리고 있다는 게 노동신문의 보도다. 한국 노래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위해 열을 올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은 우리 민족을 가리켜 가무음곡을 즐기는 민족이라고 기록했다. 19세기 말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는 그의 저서에서 “한국인들은 음악을 매우 좋아하며 어린이들까지도 길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북한군의 노래방 열풍도 그래서인가. /金鎬壽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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