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혁명의 사상적 모태가 된 자유민권 사상가, `에밀’을 쓴 교육 이론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다섯 명의 자녀를 고아원에 내다 버린 비정한 아버지였다.
평생의 후원자 말제르브에게 보낸 편지 등 그의 삶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과 편지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됐다.
출판사 책세상은 루소 전집 네 번째 책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말제르브에게 보내는 편지 외’에서 말제르브에게 보낸 편지 4통과 `나의 초상’ `몽상의 초안’ `제네바 시민 장 자크 루소의 유서’ `즐기는 기술과 그 밖의 단상들’ 등의 글을 소개했다. 특히 말제르브에게 보낸 편지는 루소 최고의 저작으로 꼽히는 `사회계약론’과 `에밀’을 출간하기 직전에 쓴 것으로, 당시 그의 복잡했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당시 루소는 불행했다. 볼테르, 디드로, 달랑베르 등 당대의 지식인들과 우정이깨지고 두드토 백작부인과 사랑은 파탄에 이르렀다. `사회계약론’과 `에밀’이 출간됐지만 `에밀’은 불태워지고 판매가 금지됐다.
말제르브는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서적 검열관으로 루소를 평생 후원하고 지지했다. 당시 칩거에 들어간 루소는 말제르브에게 자신이 왜 은둔하게 됐는지 등 복잡다단했던 심경을 털어놓는다.
“저도 젊었을 때는 출세하기 위해 다소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은오직 노년의 은둔과 휴식을 위해서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게으른 사람의 노력이 그 변덕스러운 노력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조금도 성공하지 못했지요.”
“자유롭다! 아니, 저는 아직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지막 글들이 아직 인쇄되지 않았건만, 제 불쌍한 신체의 한심한 상태를 고려해보건대 저는 제 모든 글의 모음집이 인쇄될 때까지 살아있을 희망이 없습니다.”
에세이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루소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했던 미완성 유작이다. `고백’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와 함께 루소의 자전적 3부작으로 꼽힌다. 개와 부딪치는 바람에 크게 다친 이야기 등 말년의 에피소드와 파리 시절 추억에 대한 회상이 독백 형식으로 서술돼 있어 대사상가 루소의 민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책을 번역한 진인혜 목원대 강의전담교수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삶의 종착점에 와 있던 루소가 마침내 불행을 받아들이고 운명에 순응함으로써 자유를 되찾은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연합 240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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