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기자의 6개월간 디지털 금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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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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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달콤한 로그아웃’ 인터넷 없이 버틴 좌충우돌 일기 엮어

 “디지털 금단 생활을 하면서 나는 내가 마치 시간이라는 거친 강줄기 속에 홀로 서 있는 작은 느림보 섬이 된 것만 같다. 사면에서 들이치는 거친 물살에 시달리는 작은 섬 말이다.”(189쪽)
 독일의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 기자인 알렉스 륄레는 미국 연수를 떠났다가 자신이 심각한 인터넷 중독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단 한 순간도 인터넷 접속이 안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자신을 발견한 것.
 그는 2009년 12월 1일 `로그아웃’을 선언하고 182일간 `인터넷 금단’ 생활을 시작했다. 륄레는 6개월간 인터넷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그의 좌충우돌 인터넷 금단 일기를 엮은 책 `달콤한 로그아웃’이 나왔다.
 회사와 집에서 인터넷 접속을 끊자 처음엔 주위의 놀림거리가 됐다. `원시 상태’로 돌아갔다는 조롱에 시달리면서도 륄레는 꿋꿋이 편지와 전화, 팩스로 취재 업무와 집안일을 처리했다.
 몸을 쓸 일이 훨씬 많아졌다. 인터넷으로 보던 뉴스가 끊기니 자전거 페달을 밟아 신문을 사러 가야 했고 이메일 대신 편지를 보내려고 동네 우체통을 찾아 헤매야했다.
 17일째 “죽을 만큼이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음이 생겼다.
 호숫가로 여행을 떠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과거에 인터넷 때문에 “먼지처럼 허무하게” 흘려보낸 날들을 곱씹어보게 된 것.
 하루내내 인터넷을 하면서 어마어마한 정보를 접하지만 이러한 시간은 컴퓨터를 끄자마자 의미 없이 사라져 버렸다. 시간을 집중적으로 경험할수록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주관적 시간 패러독스’를 체험한 것이다.
 륄레는 우여곡절 끝에 계획대로 인터넷 없이 여섯 달을 버티는 데 성공했다. 그는 마지막에 `인터넷 반대론자’로 돌아섰을까. 아니면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예전 생활로 돌아갔을까. 연합
 김태정 옮김. 나무위의책.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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