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궁녀·까막눈 노비는 편견”
  • 연합뉴스
“가난한 궁녀·까막눈 노비는 편견”
  • 연합뉴스
  • 승인 2013.0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궁녀의 하루’ 잘 알려지지 않은 궁녀들의 삶 생생하게 되살려
`조선의 노비들’ 글 읽는 노비 등 조선사회 새롭게 보는 기회

 

 조선시대 궁녀들은 고소득자였다.
 궁궐 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크게 돈이 들어갈 곳이 없는 데다 월급 외에 왕과 왕비의 생일이나 결혼식, 즉위식 등 왕실 경사가 있으면 `특별 보너스’로 물품을 받았다. 제조상궁 등 `실세 상궁’들은 외국 사신이나 고관들에게 선물을 받기도 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양반 부럽지 않은 재산과 노비를 소유한 궁녀도 있었다. 성종대의 궁녀 조두대는 한양 수표동에 집을 두고 노비 등 많은 재산을 관리했다. 신간 `궁녀의 하루’(김영사)는 TV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조연을 넘어 주인공으로 각광 받는 궁녀들의 삶을 조명한 역사책이다.
 박상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은 왕과 왕비의 세숫물과 목욕물을 대령하는 세수간, 수라를 만드는 소주방, 왕실의 각종 의복을 만드는 침방, 수를 놓는 수방, 상궁들의 살림집에서 가정부로 일한 방자 등 궁녀들의 하루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궁녀들의 담배 자격시험, 명나라 멸망 후 조선에 온 명나라 황실의 궁녀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별다른 취미 생활이 없던 궁녀 중에는 담배를 피우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려면 혹독한 자격시험을 거쳐야 했다. 선배 상궁들 앞에 돌아앉아서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담배를 피워야 했다. 이 관문을 통과한 궁녀는 선배 상궁들과 맞담배질할 수 있었다.
 신간 `조선 노비들’(역사의아침)은 노비를 통해 조선 사회를 새롭게 들여다본 책이다.
 역사 저술가 김종성 박사는 흔히 `마당이나 쓸고 잡일이나 하는 하인’ 정도로 인식된 노비의 새로운 일면을 보여준다.
 노비 박인수(1521-1592)는 `글 읽는 노비’였다. 그는 노비의 길을 거부하고 공부에 매진했다. 유교는 물론 불교에도 깊은 조예가 있던 그는 수많은 제자를 거느렸으며 양반 선비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저자는 `경국대전’ `어유야담’ 등 문헌을 토대로 노비가 된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 1000명의 부하를 거느린 `대기업 이사급’ 노비, 남편을 과거에 합격시킨 여종 등 다양한 삶을 살았던 노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학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전체 인구에서 최소 30% 이상이 노비 신분의 소유자였다”면서 “노비는 사극에서처럼 어쩌다 한 명씩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실은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연합
 `궁녀의 하루’는 312쪽. 1만4000원. `조선 노비들’은 288쪽, 1만4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