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라는 이 책은 불랑제가 세상을 떠나기 전 5년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영상 작가인 브뤼노 몽생종과 나눈 대화를 충실하게 담았다.
작곡가이면서 오르가니스트였던 불랑제는 20세기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음악 교수로 평가 받는다. 런던로얄필, 뉴욕필, 보스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는 첫 여성 지휘자로 이름을 알렸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낸 불랑제는 1921년 지휘자 윌터 댐로시가 설립한 미국음악원에서 본격적으로 후진 양성에 나섰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모든 열정을 음악 가르치는 데 쏟아부었고 훌륭한 음악가 수백 명을 양성했다.
1980년에 나온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음악, 예술, 삶에 대한 불랑제의 깊은 통찰을 전한다. 저자는 불랑제가 문법적으로 틀리게 말한 표현이나 특유의 말투나 감정까지 충실하게 담으려고 애썼다.
책 속 불랑제의 화법은 차분하면서 세심하다. 하지만 음악인이 가져야 할 덕목,음악 하는 기쁨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호하게 자신의 철학을 전한다.
그는 “나는 학생들을 일정한 체계에 복종시키는 걸 꺼린다”며 “학생들이 바흐 이후의 음악은 바흐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 원치 않는다. 바흐 이후의 음악은 바흐와 다를 뿐”이라고 말한다.
불랑제는 제자가 스스로 사고하고 의지를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창작과 관련한 장인정신을 중시했다.
“창작 자체에는 또 하나의 요소가 들어가야해요. ’좋은 직공은 나쁜 옷감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을 낳은 바로 그 ’장인 정신`이죠. 천재성 없는 재주는 별것 아니지만, 재주 없는 천재성은 함부로 볼 게 아닙니다.”(114쪽)연합
포노. 240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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