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겨울가뭄 끝에 갈증을 달래기는 했지만 우리는 늘 자연재해에 가슴 졸이며 살고 있다. 철 따라 가뭄에 시달리다가도 물난리, 폭설에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거의 해마다 겪는다 해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번 입는 피해도 억울한 판에 연례행사로 자연재해를 맞아야 한다면 이처럼 분통 터지는 노릇도 없다.
자연재해 피해가 거듭되는 원인은 얽히고 설켜 있다. 대비(對備) 부족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장마철이 다가오면 저지대 주민은 침수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 지대가 낮아 상습성 수해가 빤히 예견되는 탓이다. 온난화가 입에 오르내리는 마당이니 올여름은 어느 때 보다 시름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예방책이 없는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것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부지방산림청의 사방댐 건설계획은 반가운 소식이다. 안동·봉화·영양군을 비롯한 경북 북부 산간 19곳이 그 대상이다. 효용성은 2005년 도내 26곳에 세운 사방댐이 훌륭하게 입증했다. 쉽게 무너져 내리는 한국형 산사태 피해를 거뜬히 막아낸 현장 증거물들이다.
사방댐과 더불어 작은 저수지들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큰비에 휩쓸려 내려오는 통나무, 바윗돌 따위는 사방댐이 막아내고, 넘치는 수량을 받아놓는 자연의 그릇이 저수지·연못이 아닌가. 대형 다목적댐도 필요하지만 우리 지형에 걸맞는 사방댐과 저수지의 쓸모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올해 설치할 19개 사방댐 예산은 40억원이다. 이 돈으로 대형댐을 지을 수 있겠는가. 적은 돈 들여 수백·수천 억원에 이르는 수해를 막을 수만 있다면 권장 못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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