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비투비<사진>와 엑소, 비에이피는 지난해 초 비슷한 시기 등장한 데뷔 동기들이다. 그중 엑소가 올해 1집으로 판매량 약 74만 장을 기록했고, 비에이피가 아시아와 미국을 도는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국내외 팬덤을 탄탄히 확보했다.
경쟁 그룹들이 상승 기류를 타는 사이 1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비투비가 최근 세번째 미니앨범 `스릴러’를 발표하고 입지 확보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비스트, 포미닛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신인으로 한껏 주목받으며 데뷔한 터라 동기들의 두각에 마음이 조급했을 법했다.
최근 을지로에서 만난 일곱 멤버들은 “그들을 지켜보며 조급했고 두려웠던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개구리가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움츠리듯이 우리도 더 높이 뛰려고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경쟁 그룹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간절함, 절실함이 더욱 커졌죠. 이제 데뷔한 지 1년 6개월이니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가 불타올라 회사와 함께 정말 의욕을 갖고 준비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연습이었고 각자의 장점을 하나라도 더 끌어내려고 작사, 작곡, 악기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은광, 민혁)
멤버들은 소속사가 운영하는 청담동 큐브카페 2층에 마련된 연습실에 매일같이 출근했다. 1인 보컬 연습실, 단체 안무 연습실, 악기 합주실 등을 오가며 하루를 쪼개 썼다. 공백기 동안 뮤지컬 또는 드라마 OST에 참여한 은광, 창섭, 현식 등은 각기 다른 보컬 색을 찾으며 가창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앨범 타이틀곡 `스릴러’의 무대는 마치 배우처럼 각자의 파트에서 표정 연기를 요해 연기 레슨도 받았다.
또 현식은 새 앨범에서 수록곡 `별’을 작사·작곡했고, `왜 이래’를 비스트의 이기광과 공동 작업해 실었다. 그는 `사랑의 썰물’로 유명한 가수 임지훈의 아들로 이미 기타와 건반 실력이 수준급이며 연습생 시절부터 꾸준히 작곡 공부를 했다.
현식은 “기타, 피아노로 작곡하거나 멜로디를 입으로 불러가며 곡을 썼다”며 “지드래곤, 용준형 등의 선배들은 래퍼이면서 작곡을 하지만 난 보컬이어서 선배들과 조금 다른 장르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처음으로 등록했는데무척 뿌듯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성재와 창섭은 “악마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하러 가는 흑기사 콘셉트”라며 “작곡가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영감을 받아 쓴 곡으로 안무에도 악동스러운 이미지를 담았다. 일곱 남자의 광기어린 미소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으로 다시 출발선에 선 느낌이라는 이들은 아이돌 그룹의 성공 기준에는 여러 요건이 있겠지만 앞으로 음악으로 인정받는 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이돌 그룹이면서 앨범 발매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라이브로 첫 방송을 한 것도 이러한 의도다.
“우리 노래가 거리에서 들리고 사람들의 입에서 불렸으면 좋겠어요. ’비투비의 음악과 무대는 믿고 듣고 믿고 본다`는 평을 듣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현식)
성재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앞으로 우리의 기운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멤버들은 각자 꾼 대박 꿈을 풀이했다.
“팬티만 입고 있는데 용이 제 몸을 감은 후 문신처럼 몸에 스며들었어요.”(창섭)
현식은 “멤버들과 야외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데 하늘이 갈라지듯이 갑자기 천둥번개와 함께 비바람이 몰아쳤다”고 웃은 뒤 “하지만 결과에 조급해하진 않을 것이다. 내가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던 연습생 시절 만든 `별’의 가사보다 우린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내가 누군가를 바라보며 꿈꿨고 우리도 누군가의 꿈이 될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다려요 나도 그대처럼 높이 날아갈게요, 그댈 위해 저 반짝이는 수많은 그 별들보다 더 위로, 기다려요 내가 그대 옆에 항상 머무를게요, 그 누구보다 더 빛나는 그대만의 별이 될게요.’(`별’ 중)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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