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의 폭로를 들여다 보면 그의 주장에 동조하기 어려운 내용투성이다. 김 씨가 이 전 시장측으로부터 위증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시점은 1996년 11월부터 97년 1월까지다. 그러나 이 씨는 96년 9월 22일 구속돼 97년 3월 14일 석방됐다. 교도소에 수감된 유령이 김 씨에게 거금을 줬다는 얘기가 된다. 허무맹랑하다.
그는 또 이 전시장으로부터 2002년 간접적으로 `살해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김 씨는 이 전 시장을 만나고 나와 “훈계를 들었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살해위협’을 느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자신의 서울시 관련 사업을 이 전 시장이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사업 이해관계 때문에 이 전 시장에게 보복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김 씨는 이밖에도 증거자료라며 여러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자료만을 갖고는 과연 이 전 시장측이 그에게 위증을 교사했는지, 외국 도피를 종용했는지, 살해위협을 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또 그는 여야를 넘나들며 폭로극을 벌였고, 그때마다 말을 바꾼 경력의 소유자다. 그의 말 한마디에 놀아나는 모습이 안타깝다.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김 씨 폭로극을 방치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정 변호사가 이 전 시장 관련 자료를 중앙당에 제출했고 김 씨가 그 뒤를 따랐다면 하루빨리 진위를 가려야 할 위치다. 그런데도 우물쭈물이다. 이런 식이면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성할 사람은 아마 없을지 모른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중앙당 검증과정을 지켜보지 않은 채 이 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힘 모아 정권을 찾아와야 할 정당인의 태도인지 의심스럽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