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을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박용성 전 회장은 이달 초 사면 이후 “대주주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하겠다”며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직 수행의사를 피력한 바 있어 주총을 통해 이사로 등재되면조만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또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두산중공업과 ㈜두산 등기이사로, 제임스비모스키 ㈜두산 부회장을 ㈜두산의 등기이사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선임안은 다음달 중순께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 두산그룹은 사실상 `형제의 난’ 이전의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셈이다.
게다가 그룹 회장직이 없어지긴 했지만 그동안 그룹경영에 참가하지 않았던 고(故) 박두병 초대회장의 4남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이 최근 두산산업개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박용성(3남), 용현(4남), 용만(5남) 형제의 `라인업’이 갖춰졌다는 것이 재계안팎의 평가다.
박용성 전 회장은 경영사퇴 이전에 두산그룹 회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 등을 맡았고, 박용만 부회장은 ㈜두산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중공업 등기이사,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수행했었다.
두산 오너가 형제들은 `형제의 난’ 이후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박 전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등기이사를, 박 부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직만을 유지해왔으나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예전 직책 대부분을 회복하게 될 전망이다.
두산의 고위 임원은 “박 전 회장 등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등기이사를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전문경영인이 계열사 경영을 맡고 박 전 회장 등은 등기이사로서 글로벌 경영과 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참여할 것”이라며 `오너 경영체제 복귀’라는 세간의 평가를 일축했다.
그는 특히 “국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전 세계의 재계 인맥이 두터운박 전 회장이 이사로서 가세함에 따라 두산중공업 등이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하는데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두산에 박용만 부회장이 이사로 참여함으로써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 관계자는 “비모스키 부회장이 주총에서 이사로 등재되면 곧 대표이사로 선임돼 ㈜두산의 경영을 맡을 예정”이라며 “두산의 계열사는 이처럼 오너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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