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에 포획된 금융인들의 위험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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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포획된 금융인들의 위험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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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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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조던 벨포트 자서전`월가의 늑대’배경

 통제되지 않는 욕망은 얼마나 위험한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현대 사회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돈에 대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욕망에 포획된 금융인들의 자화상을 상세하게 그린다. 그리고 그 그림은 정교하지만 점잖은 풍경화라기보다는 거침없고 세밀한 춘화와 더 닮았다.
 월스트리트에 입성한 신출내기 주식중개인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대공항 이후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최악의 폭락사태였던 1987년 `블랙먼데이’ 여파에 떠밀려 취업 6개월 만에 직장을 잃는다.
 재기를 노리던 벨포트는 투기성이 강한 저가형 주식 `페니 스톡’을 통해 약간의 돈을 번다. 돈 냄새에 대한 탁월한 후각을 지닌 그는 지인들과 함께 증권사를 설립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사는 페니 스톡을 부자들에게 파는 역발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돈이 늘어갈수록 점점 금전의 노예가 되던 벨포트는 마침내 주가조작까지 나서고, 각종 자금 세탁을 통해 스위스 은행에 비자금을 예치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의 급작스런 성공에 의혹을 느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벨포트를 수사 선상에 올리면서 잘 나가던 그의 인생에 불운이 끼어들기 시작한다.

 3시간에 이르는 긴 이야기지만 스콜세지 감독의 촘촘한 연출과 애미상을 수상한 드라마 `소프라노스’를 쓴 테렌스 윈터의 탄탄한 각본,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려 영화는 지루할 틈이 별로 없다.
 도덕적 아노미 상태를 극 중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스코세이지 감독은 벨포트라는 인물을 통해 금융자본주의를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특히 벨포트가 사원들 앞에서 행하는 연설 장면은 압권이다. 침을 튀기며 전투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벨포트와 그의 연설에 열광하는 사원들의 모습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히틀러와 독일 군중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디카프리오의 열연이 눈에 들어온다. 상당한 수위의 노출을 선보이고, 마약에 찌든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침을 질질 흘리거나 정신을 잃은 채 아기처럼 기어다니는 연기를 보여준다.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1989)로 유명한 롭 라이너 감독도 벨포트의 아버지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들이했다.
 모두 1억3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으로, 조던 벨포트가 쓴 자서전 `월가의 늑대’를 바탕으로 했다. 스콜세지 감독과 디카프리오는 `갱스 오브 뉴욕’(2002), `에비에이터’(2004),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에 이어 5번째로 호흡을 맞췄다.연합
 9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7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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