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쫓겨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 한동윤
박영선 “쫓겨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 한동윤
  • 승인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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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부터 10년 동안 당 대표만 28명 교체한 야당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정치민주연합의 뿌리는 2003년 창당된 `열린우리당’이다. 그 전 민주당과 평민당 등 야당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구(舊) 야당 출신들은 거의 사라졌고 현재 구성원들 대부분이 열린우리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인물 구성에서만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게 아니라 틈만 나면 당 대표를 갈아치우는 고질병도 열린우리당의 뿌리를 이어 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2003년 11월 창당돼 2007년 8월 해체됐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에 의해 4년도 안돼 공중분해된 것이다. 그 기간에 지도부 교체가 무려 10번이다. 김원기→정동영→신기남→이부영→임채정→문희상→정세균→유재건→정동영→김근태→정세균 순서다. 2005년 한 해 동안엔 무려 5명(이부영, 임채정, 문희상, 정동영, 유재건)의 대표가 나왔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탄생한 통합민주당도 2008년 2월 창당한 이래 2011년 12월 해체되기까지 지도부가 3번 바뀌었다. 당 이름을 `민주’와 `통합’이라는 당명을 앞뒤만 바꿔 2011년 12월 새로 만든 `민주통합당’도 지도부를 일곱 차례 교체했다. 2년3개월 사이다. 지난 3월 26일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합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은 7·30 재보선 참패로 창당 4개월 만에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났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 이래 10년 동안 대표가 무려 28명 바뀐 것이다. 새정연의 당상임고문이 무려 10명이나 되는 이유는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이 많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이래 야당 대표 목숨이 파리신세가 된 것은 386, 486으로 대표되는 당내 초강경세력 때문이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기보다 장외투쟁같은 무조건 강경으로 흐르면서 지도부가 견뎌내지 못했고, 결국 무력화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금 박영선 새정연 원내대표가 강경파들의 “물러나라”는 총공세에 밀려 “탈당”까지 언급한 것도 고질병이 재발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맡은 것은 7·30 재보선 참패 직후다. 겨우 한달 남짓이다. 그런 박 원내대표를 `친노’로 대표되는 486 강경파들이 밀어내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15일 “내가 탈당을 언급했으니 중진들이든, 나를 내쫓으려 하는 초재선 의원들이든 (그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하면 그때 그 분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나갈까 한다”고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쫓겨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는 게 그녀의 비명이다. 당 대표가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당 대표가 강경파들에 떠밀려 당을 떠나기 직전이다.
 결정적인 이유는 문재인 의원이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박 원내대표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박 원내대표와 이상돈 교수와 3자 면담까지 하고 이 교수 영입을 내락해놓고 소장파들이 반발하자 “나도 반대”라고 등을 돌렸다.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면전에서 배신(背信) 당한 꼴이다.
 새정연 3선 의원인 이상민, 김동철, 노영민, 오영식, 최규성 의원 등은 지난 주말 긴급회동한 뒤 박 비대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만약 응하지 않으면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성, 전병헌, 강창일, 안민석, 강기정, 오제세 의원도 “전적으로 위임했다”고 밝힘으로써 3선 의원 11명이 동조했다. 이로써 박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은 50명이 넘어섰다.
 박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를 맡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초강경 투쟁의 선봉에 있는 `친노’가 박 원내대표 사퇴 투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의 최종목적이 `당권장악’에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대선 패배 1년 여 만에 `친노’가 다시 당권을 잡게된다.
 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새정연은 무사하고 문 의원도 무사할까? 그건 두고 봐야 한다. 새정연에는 이미 `친노’와 한솥밥을 먹기 힘든 중도 온건 세력이 상당수다. 당장 박영선 원내대표가 탈당하면 그를 따를 의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조차 “박 원내대표가 탈당하면 함께할 것인지 고민해보겠다”고 했을 정도다. 새정연이 갈라지고 안 갈라지고는 그들 문제다. 문제는 그들의 당권 싸움으로 서민들의 등이 터지게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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