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집달팽이는 자기집을 짊어지고 다닌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무겁다 아니하고 짊어지고 다니니 평생 집걱정하지 않고 살아도 되니 행복한 미물이라고 해도 될지도 모르겠다. 현기영의 `아내와 개오동’에 집달팽이가 나온다. “결국 개는 다시 아내의 손에 붙잡혀 녹슨 쇠사슬 끈에 묶여 제 집 문설주에다 매어졌다. 전 같으면 붙잡아매도 집달팽이처럼 제집을 질질 끌고 다니던 놈이 이번엔 다소곳이 오라를 받아 묶이는 것이었다.”
R.W.에머슨이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집을 짓는다. 짓고 나니 그에겐 자기를 주인이 생겼고, 평생의 일이 생겼다. 죽을 때까지 집을 꾸미고 가구를 마련해야 하고, 집을 지켜야 하고, 남에게 보여 주어야 하고, 보수를 해야 한다.” 내친 김에 다른 사람의 말도 옮겨 적는다. “세계가 넒다하나, 나에겐 내 집같이 아늑한 곳은 없다. 그것은 아무것도 간섭이 없고 구속이 없는 절대의 안락경이기 때문이다.” < R. 번스>
요즘 흐름을 보면 개인주택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몇 십 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주거형 오피스텔이 널려 있는 때문이다. 게다가 아파트는 개인주택이 따르지 못할 매력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발전사들이 굳이 사택을 신축하려드는 속내를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이들 발전공기업은 빚더미에 눌려 있는 처지이니 의구심을 갖는 게 잘못일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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