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한 번 살아보자” 한 남자 1년간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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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한 번 살아보자” 한 남자 1년간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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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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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차이 크지 않아, 고정관념이 갈라놓는 것”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크리스티안 자이델 지음·배명자 옮김
지식너머 l 308쪽 l 1만3000원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크리스티안 자이델은 어느 겨울 너무 추워 내복 대신 입을 여성용 밴드 스타킹을 사게 됐다.
 생애 첫 밴드 스타킹 구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색깔을 고르기는 쉬웠지만 20, 25, 30 같은 숫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스타킹의 숫자는 스타킹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가리키는 단위다.)
 밴드 스타킹을 사려고 계산대 앞에 섰을 때 자이델에게는 여자의 삶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났고 생각은 ‘여자로 한 번 살아보자’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가짜 가슴을 달고 원피스를 구입하고 립스틱을 바르며 하이힐을 신고 걷는 법까지 배운 자이델은 ‘크리스티안’이 아닌 ‘크리스티아네’가 되어 여장하고 외출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지식너머)은 자이델이 이후 1년간 여장을 하고 살아가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트랜스젠더도, 여장 페티쉬도 아니고 단지 외양만 여자로 바꿨을 뿐인데 저자는여성의 기분을 느끼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스타킹과 하이힐, 메이크업, 손톱손질 같은 것들을 겪었을 때 느낌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었다.
 여성이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일도 저자에겐 충격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여장한 자신의 다리를 훔쳐보는 남성들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고 은근히 몸을 만지는남성들의 손길에 분노와 역겨움을 느끼기도 한다.
 ‘크리스티아네’로 살았던 1년여의 기간은 여장하고 아내와 함께 첫 외출을 하는것으로 마무리된다. ‘여성’의 외양으로 아내와 함께하며 남자로서 준비하는 시간과 돈, 매너 같은 가면을 벗어버린 저자는 편안함을 느낀다.
 다시 ‘남자’로 돌아온 저자는 1년여 여성 경험을 통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예민하고 연약하다’라는 식의 고정관념이 남녀를 갈라놓는 것이지 남자와 여자는 사실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
 “체험을 하면서 든 생각인데 소위 남녀의 차이라는 게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크지 않은 거죠. 그저 해부학적으로 몇몇 신체가 다를 뿐입니다. 모든 게 고정관념이라는 거대한 쓰나미 때문이에요.”(206쪽)
 저자의 경험은 지난해 독일 아르테 TV를 통해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크리스티안과 크리스티아네’(Christian und Christiane)로 방영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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