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개통 ‘수도권 빨대효과’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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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개통 ‘수도권 빨대효과’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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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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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이 열린 1일 오후 광주송정역 플랫폼에 보라색 외관이 특징인 신형 KTX가 개통 시승행사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
 호남권 주민들이 학수고대해 온 호남고속철이 2일부터 본격 운항에 들어간다.
 지난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우리나라에 고속철도 시대가 열린 지 꼭 11년 만이다. 그동안 호남선 KTX는 서울에서 대전까지만 시속 300㎞로 고속선로를 이용하고 그 이남에서는 기존 선로를 시속 150㎞로 운항했다. 이 때문에 ‘무늬만 KTX’, ‘저속철’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총 8조원을 들여 충북 오송에서 광주까지 고속선로를 놓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호남권에도 명실상부한 고속철시대가 열렸다.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까지 최단 1시간33분, 최장 2시간2분이걸리며 평균 소요시간은 1시간47분이다. 최단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기존보다 1시간4분이 단축된다. 물리적으로 줄어드는 시간은 약 1시간이지만 심리적 단축 효과는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개통을 앞두고 용산-송정 열차 48편 중 코레일이 홍보해온 1시간33분짜리 열차는 단 1편이고 요금도 경부선보다 10%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호남고속철은 지역주민의 축복 속에 개통식을 가졌다.
 서울의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됨으로써 상대적으로 뒤졌던 지역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분석에 따르면 고속철 개통으로 광주·전남지역 고속철도 이용객이 최대 45만명 가량 추가로 늘어나면 생산유발 효과가 약 2949억원에 달하고 고용유발 효과도 4000명에 이른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지역의 문화관광 산업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권의 익산은 철도와 고속도로 요충지에 있는데다 호남고속철 개통으로 서울에서 걸리는 시간이 최단 1시간4분, 최장 1시간33분으로 30분가량 단축돼 코레일 측의 예측대로 기업투자를 유치하는데 더 유리해질 전망이다.
 경부고속철의 전례로 볼 때 고속철은 지역경제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고속철 개통이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만큼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의 수요가 고속철을 타고 수도권에 흡수되는 ‘빨대효과’가 가장 큰 위협이다.
 특히 유통과 의료 분야는 고속철 개통으로 수도권과 직접 경쟁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여간해선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지역수요를 최대한 붙잡아둘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마련해야 한다. 거꾸로 수도권의 관광수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고속철만 깔아놓고 관광객이 저절로 찾아오길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로는 고속철 개통의 혜택을 오롯이 누릴 수 없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진 호남고속철을 어떻게 지역발전에 활용할 것인지는 이제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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