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는 근거 없는 공포감 먹고 확산된다
  • 한동윤
메르스는 근거 없는 공포감 먹고 확산된다
  • 한동윤
  • 승인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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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메르스 2~3주 안에 사그라들 것”

▲ 한동윤 주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6명이 사망했다. 이들 대부분은 70대 이상 고령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73.5세로 파악됐다. 이들은 더구나 호홉기 등 다른 질병으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가 감염된 3번 환자(76)는 중증의 담관암과 천식, 만성폐쇄성 질환 등으로 입원치료 중 메르스에 감염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국가 지정 격리 병상에서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 6번 환자(71) 역시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가 메르스에 노출됐다. 그는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자로 2011년 신장암으로 신장 적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25번 환자(여·57) 역시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었으며 천식과 고혈압 등을 앓고 있었다. 천식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입원치료를 받다 메르스 증세가 더해져 사망에 이르렀다. 36번 환자(82)는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다 감염됐다. 평소 천식, 세균성 폐렴을 앓고 있었고, 발열 및 호흡곤란으로 지난 5월 9일부터 입원해 있었다. 64번 환자(75)는 말기 위암 등 각종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전 7시 사망한 84번 환자(80) 역시 지난 3월 9일부터 흡인성 폐렴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한마디로 사망자 모두 심각한 기저(基底) 질환이 있던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다가 사망한 것이다.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에게 메르스는 치명적이지 않다. 과도한 공포감은 금물”이라는 일관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메르스 치사율은 8일 오전 현재 6.9%다. 메르스 근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치사율(43.4%)에 한참 못 미친다. 유럽질병통제센터가 집계한 전 세계 메르스 치사율(40.8%)보다도 현저히 낮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글로벌의학센터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우리나라 메르스 치사율은 최종적으로 40% 수준보다 훨씬 낮게 집계될 것”이라며 “현재 한 자리로 치사율이 집계되고 있는데, 낮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두려워할 이유는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치사율 7%는 치사율 7%인 폐렴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포의 근원이 된 메르스 치사율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허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치명적인 병이 아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 메르스는 전혀 치명적이지 않고, 건강한 성인은 ‘자연 치료’되는 경우가 많으니 국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망자를 제외한 확진 환자 대다수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중 약 80%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 반면 나머지 20%에서 폐렴으로 발전했다. 폐렴으로 발전하지 않은 환자들은 대부분 고열이나 기침,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다가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종구 센터장은 “사망에는, 기저 질환이라는 ‘1차 요인’이 있었고, 여기에 메르스가 병세를 나빠지게 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메르스는 건강한 사람은 잘 이겨낼 수 있는 병이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메르스 확진자 가운데 퇴원한 사람은 모두 2명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하면, 2~3주 안에 메르스가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전국은 메르스 공포로 가득차 있다. 정치인과 자치단체장이 그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단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진단처럼 메르스는 별 게 아니다. ‘폐렴’정도의 위험 질병일 뿐이다.
 메르스 공포는 보건 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이 야기한 측면이 크다. 그렇다면 국민이 메르스를 잡는 수밖에 없다. 그 첩경은 ‘호들갑 떨지 않기’다. 호떡집에 불난 듯 호들갑 떨고 부산떤다고 들어온 메르스가 잡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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