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不容 선언’
  • 김용언
‘김정은 不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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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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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북한 제4차 핵실험 응징책 가운데 하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8일 정오 다시 시작됐다. DMZ 지뢰 도발 때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8·25 남북 합의로 중단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8일은 북한 김정은 생일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이 전면 재개되자 북한도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 방송은 남한의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듣지 못하도록 하려는 차단용 방송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방송은 북측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대남방송의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스피커를 북쪽으로 돌려놓고 틀었다”고 설명했다. 대남 심리전을 펼 엄두도 못 낸채 내부의 ‘귀’를 틀어막기에 몸부림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8월 지뢰도발 당시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에 발광하듯 반발했다. 확성기를 향해 포를 발사했고, 시한을 정해놓고 그 때까지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쟁’ 운운하며 공갈 협박했다. 이번에도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통해 “나라의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그게 전부다. 확성기를 향한 포격도 없고 ‘최후통첩’도 없다. ‘수소폭탄 실험’을 주장하자마자 확성기 방송을 단행한 우리 정부의 결연한 의지에 겁을 먹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북 방송 재개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방송 재개 문제가 나오자 군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됐지만 박 대통령은 망설임 없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8·25 남북합의’를 깼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확고한 판단이다.
 박 대통령의 결연한 태도에서 “북한을 이대로 뒤선 안 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힌다. 대북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이 분명히 포격하거나, 다른 형태로 도발할 것이 뻔하지만 그럴 경우 ‘본때’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작심이다. “도발하면 3~4배 이상의 타격을 가한다”는 군의 확고한 방침이 그 것이다. 북한과 김정은은 더 이상 말로 달랠 단계를 넘어섰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포격하지도 못 했다. 방해 방송을 하고 김기남을 통해 우리를 비난했지만 지난 8월처럼 포격하지 못하는 것도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를 눈치 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잘못 걸린 셈이다.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위협하는데, 우리가 이애란의 ‘백세인생’,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핑크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등으로 대응한다는 게 갑갑하다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방송이 두려워 발광하는 북한에게는 수소폭탄보다 더 위력 있는 무기라는 반론 또한 들린다. 대북방송에는 ‘철부지 김정은’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할 독재자’라는 표현도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북방송은 김정은의 명줄을 차단하는 비수(匕首)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다. 문재인 대표는 대북방송 재개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경제 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 남북 민간 교류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핵 문제 해결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문 대표는 “정부 여당이 북핵을 국내 정치에 악용한다면 경제 불안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했다. 본말(本末)이 뒤바뀐 발언이다.
“이번 핵실험이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의 총체적 안보 무능의 결과”라는 주장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 퍼주기’에 대한 반성은 없다. 더민주의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DJ가 여기 계셨다면 화를 내셨을 것”이라고 대북방송을 비난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김정은에게 ‘뜨거운 맛’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그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대북방송 재개는 북한이 포격하거나 다른 형태의 도발을 감행하면 김정은 정권을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의지와 계획이 전제된 것으로 믿는다. 김정은의 4차 핵실험은 자멸(自滅) 선언임을 알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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