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당의 ‘나는 못난이’ 경쟁
  • 한동윤
양대당의 ‘나는 못난이’ 경쟁
  • 한동윤
  • 승인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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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전환되자마자 여야 합의를 깨면서 “운동권-친노와 뭐가 다르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나 김종인 위원장이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은 국회를 식물상태로 만들고 광주 5·18 묘소와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과거 열린우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부활을 보는듯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렇다 치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어떤가. 더민주보다 나을 게 없다.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친박’과 ‘비박’이 연일 치고받기다. 게다가 김무성 대표는 그 ‘불쑥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자초하고 있다. 국회에서 경제살리기법안 등을 견인할 능력은 애초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내의 ‘진박’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행보까지 흐트러뜨리고 있다. 얼마 전 대구에서 정종섭 전 행자부장관 등 ‘친박’이 아침에 식당에서 모여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이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힘을 쏟는 민생정치가 빨리 실현돼야 하며 이를 위해 대구지역 의원들이 헌신이 있어야 하지만 부족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현역의원들을 비판했지만 대구에서는 “온갖 ‘잡박’(雜朴)이 날아든다”는 노래가 유행이다.

 그러자 친박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발벗고 나섰다. 그는 주난 주말 하춘수 대구 북갑 새누리당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은 발목을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발목이 부러질 정도다. 대구경북만이라도 도와줘야 할 거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4년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 야당이 대선 불복하고 댓글 사건으로 흔들어댈 때 충청권, 강원권 의원들 나와서 싸웠다. 대구 의원들 그때 어디 갔었나”라며 비박 현역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최 의원은 이 지역 진박 예비후보들의 개소식을 모두 돌면서 지원사격을 할 예정이다.
 최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 충남 당진에서 일부 친박 후보들과 오찬을 가졌다. ‘친박 마케팅’이 영남권을 벗어난 것이다. 친박 김태흠 의원이 주선한 모임에는 박종준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과 박찬우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성완종 전 의원 동생 성일종 씨 등 충남지역 예비후보들 5명이 참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충남지역 현역 의원들이 발끈했다. 최 의원이 친박을 챙기고 나서자 김무성 대표는 일요일인 31일 당 소속 초·재선 의원 50여명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대부분 비박이다. 결국 친박에 맞선 세결집으로 보인다. 김 대표 비서실장 김학용 의원이 주선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정치 혁명인 상향식 공천을 지켜내야 한다”고 ‘상향식 공천’을 강조했다. 현역의원들이 좋아하는 제도다. 아울러 김 대표가 당내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카드다. 참석자들은 건배사를 하면서 “20대 총선에서 잘해서 살아돌아오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과 비박의 대립이 가관이다.
 최근 김 대표가 일으킨 ‘설화’ 또한  새누리당 공천갈등과 무관치 않다. 김 대표가 지난달 26일 “선진화법이 통과되던 2012년 당내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선진화법 찬성으로 돌아서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며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내가 상향식 공천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이런 이상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했다. 공천에 ‘권력자’인 박 대통령의 입김을 막기 위해 상향식 공천을 밀어붙인다는 얘기다. 친박이 집단 반발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뿐만 아니라 김 대표는 15대 총선 공천과 관련, “나도 그때 들어왔지만 그 과정을 보면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할 정도로 비민주적이고 탈법행위가 있었다. 당시 권력의 힘 앞에서 의원들은 파리 목숨이었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천을 비난했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는 “아직 산소에 떼도 입히지 않았는데 정치적 아들이라는 사람이 아버님 무덤에 침을 뱉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 와중에 저출산 대책으로 “연변 조선족이 대안”이라고 했다가 역시 조롱을 당했다. 야당도 문제지만 새누리당과 김 대표 역시 그에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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