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편작(扁鵲)과 더불어 중국 고대의 명의로 유명한 사람이 화타(華陀;141추정~208추정)다. 기원전 전국시대 에 살았다는 편작이 거의 전설적인 인물인 데 비해 후한의 화타는 역사인물이다. 설화상으로 편작이 약만 처방하는 내과의(內科醫)였다면 화타는 내과의를 넘어 외과 의사도 겸했던 모양이다. 그 시대에 이미 마취술을 써서 창자를 잘라내는 외과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의학사 같은 데서는 그를 흔히 ‘최초의 외과의’로 칭한다.
　그 자신 100세가 넘도록 젊음을 유지했다는 명의 화타가 마취제로 사용한 약재 중의 하나가 달래였다고 한다. 달래는 소산(小蒜), 야산(野蒜), 산산(山蒜)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 작은 마늘, 들마늘, 산마늘이란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잘 알고 있듯 달래는 새봄 들면서 다들 즐겨 먹는 채소다. 잎과 알뿌리를 날것으로 무쳐 먹고 부침개로도 먹는다. 된장을 끓일 때 넣으면 그 향이 곧 새봄 향기에 다름 아니다.

　달래는 마늘처럼 항균성 물질 알리신(allicin)이 들어 있어 적당하게 맵다. 그래서 일찍부터 약재로도 쓰는데, 여름철 토사곽란과 복통에 먹었다. 피부에 종기가 나거나 벌레에 물렸을 때도 쓴다. 협심통에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마취 효능인지 다른 약효 성분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쨌거나 달래는 이처럼 먹거리로, 약재로 우리와 매우 가까운 봄채소요 약재다. 반찬으로 먹으면서 약도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식물이겠다.
　경산시가 농가 소득 작목으로 육성한 달래가 초봄인 요즘 인기리에 출하되고 있다고 한다. 본디 야생 채소이지만 압량면 등지 농가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여 소득 작목이 되고 있다는 거다. 아직 괄목할만한 소득 규모는 아닌 모양이나 이처럼 틈새를 공략하는 농업인들의 의지가 돋보인다. 개방화 시대의 파고를 넘자는 그 의지 말이다. 재배한 달래의 가격은 kg당 1만 원 선이라고 하니, 그리 얕볼 바도 아닌 듯하다. 경산달래 출하 소식에서 아련한 봄내음을 향긋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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