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탄
  • 김용언
문자 폭탄
  • 김용언
  • 승인 2016.0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린다.” ‘PR’이란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통하던 우스갯소리다. 비록 수십년 묵긴 했지만 영판 틀려먹은 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진영마다 자가 PR전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후보측은 말한다. “자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이다.” 지역대표로서 후보의 함량(含量)이 차있는지 아닌지 판별하는 것은 차후 문제라는 소리다.
 시대가 변화해 가면서 선거운동 또한 그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마다 개인 전용 전화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시대인 까닭이다. 초기엔 벽돌만큼 크던 것도 인기가 높았다. 과시용으로는 효과가 그만이었다. 그것이 이제는 손 안에 쏙 들어올만큼 작아졌고 보니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게 돼버렸다
 전봇대가 경이롭던 시절이 있었다. 전기선, 전화선 따위를 허공에 늘여 매니 신기하기도 했다. 바람 심한 겨울밤이면 이 전봇대가 소름 돋는 소리를 내곤해서 오싹해지는   일도 있었다. 이기영의 ‘고향’에 당시의 정경이 그려져 있다. “눈은 아물아물하고 귀에서는 전봇대〔電信柱〕우는 소리가 나고 목에는 침이 마르고 등허리는 부러지는 것 같이 아프다.”

 백색전화, 청색전화를 가리던 시절은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때로 인식돼있다. 지금은 사람마다 개인전화번호를 갖고 있는 디지털 시대다. 이 문명의 이기(利器)가  선거철을 맞아 혹사당하고 있다. 걸핏하면 홍보문자메시지가 발송돼온다. 많이 받는 사람은 거의 “공해수준”이라고 비명을 올린다. 시빗거리가 되기도 한다.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셨나요?” “승용차에 연락처가 있던데요.” 이런 번호를 모아오는 ‘알바’를 쓰는 후보진영도 있다. 선거철 알바 일자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문자 폭탄’을 맞는 사람은 죽을 맛이다. 개인정보 침해가 10년 사이에 7배나 늘었다고 한다. 대책이 절실하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