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철 단상
  • 정재모
공천 철 단상
  • 정재모
  • 승인 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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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여야 각 당이 내달 20대 국회의원 후보공천 작업을 서두르면서 곳곳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뛰다가 공천은커녕 경선에도 참여치 못하게 된 사람들이 ‘억울하다’는 피켓을 들고 출퇴근길 시민들에게 무언가를 호소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무엇이 억울한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컷 오프된 현역의원들은 어제까지의 ‘동지’들을 향해 온갖 악담을 퍼붓기도 하고 탈당을 해서 다른 당에 갈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사람도 있고…
 이런 선거판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라고 수군댄다. 이 말에는 ‘그만큼 했으면 좀 내려놓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힐난도 섞여 있다. 보통사람들은 일생일대에 언감생심 마음도 못 내볼 권력을 한 차례에 4년씩 그것도 몇 차례씩 ‘해 먹고도’ 부족하냐는 핀잔이다. 그렇게도 받아들이기가 어렵냐고 나무라면서 ‘거참 참 좋기는 좋은 자리인 모양’이라고들 비아냥대는 것을 아마 저들만 모르는 듯하다.
 굳이 옛 선비들의 안빈낙도를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사람은 한때나마 귀한 자리에서 일할 시기가 있었으면 훌훌 털고 쉬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돈과 권력에서 아쉽지 않도록 살아봤으면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아량도 품음직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운이 닿아 그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갈 때가 되었나 보다 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현대판 안빈낙도의 도라고 한다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닐 거다. 

 물론 그 좋다는 자리 하루아침에 내 놓으라 하면 말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사람일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국민과 나라를 위해 미치도록 신명을 바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거다. 하지만 어차피 영원한 건 없지 않는가? 도도히 흐르는 물결을 한 인간의 힘으로 되돌릴 수는 없을 노릇이다.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이번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그 분을 삭이질 못해 길길이 뛴다면 결국은 자신을 더 빨리 망가뜨리는 일이 될 거다. 그야말로 한 집착 내려놓고 조용히 물러나는 모습 보여주는 것도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라면 예의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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