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첫’이 ‘처음’과 같은 뜻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첫’은 접두어로서 수많은 명사들을 줄줄이 매달고 사전의 표제어에 올라 있다. 첫사랑, 첫날밤,첫추위, 첫출발…. 다 옮겨 적으려면 숨이 가쁠 지경이다. 이들 가운데 ‘첫도가 세간밑천’이란 속담이 있다. 윷놀이에서 맨 처음에 ‘도’가 나오면 위로삼아 하는 말이다. ‘첫맛에 가오릿국’이란 것도 있다. 못마땅하거나 부족하게 생각되는 사물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C.V.게오르규가 다음 같은 글을 남겼다. “웬일인지 모든 군대는 단추를 아주 좋아한다. 유럽의 합스부르크 가(家), 나폴레옹, 카이제르 등은 그들의 영광의 전성기에 장교들의 옷에 백개도 넘는 단추를 달아주었다고 한다.” 물론 예복에 주렁주렁 매단 모양이지만 현대의 실용주의자들에 어떻게 비칠지 궁금한 일이다. 만일 전투복이 이랬다면 허둥대다가 ‘첫단추’를 잘못 채울 테니 그 뒷일은 보나마나다.
대구이건, 경북이건 이들 유커(游客)의 발길이 잦은 곳은 아니다. 때문에 올여름 유커들의 단체 방문은 대구경북으로서는 ‘첫단추’나 진배없는 셈이다. 그렇고 보니 첫손님부터 잘 맞아야 하는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관광은 단순히 자연경관이나 둘러보고 되돌아가는 여행은 아니다. 지역이 지니고 있는 모든 자랑거리를 내세워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심어줘야 성공작이란 소리를 듣게 마련이다.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으로 속임수나 쓰고 불친절 응대로 인상을 구겼다간 ‘첫맛에 가오릿국’이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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