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국인의 소비 취향은 좀 유별난 데가 있어 보인다. 어려서 6·25 전쟁을 겪은 세대는 ‘메이드 인’이 새겨진 제품을 한동안 좋아했다. 학용품만 하더라도 연필심에 돌이라도 박혔는지 누런 재생지 공책에 구멍을 내놓기 일쑤이던 시절이다. 이런 때에 잠자리 날개가 그려진 외제 연필은 단연 인기일 수밖에 없었다. 연필 끝에는 지우개까지 달려 있어 더욱 그랬다.
국산품의 품질이 점차 좋아지면서 대중의 선호도는 ‘메이커’제품으로 바뀌어 갔다. 큰 기업체의 이름을 등에 업은 제품이어서 반색하고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메이커’란 영단어에 우수 제품이란 뜻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메이커’의 위력은 아직도 상인들의 입심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문경교육지원청이 새 청사를 지으면서 대만산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고집하고 있다. 국산품이 값도 훨씬 싸고 품질이 우수한데도 그렇다고 한다. 이 수입 제품은 공사현장 도착까지 늦어져 건물 준공에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 어느 교수가 추천했다며 요지부동인 관계자는 시쳇말로 ‘대만 패널’에 ‘필’이 꽂힌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수 국산품 마다하고 오지않는 ‘대만 브랜드’에 망부석이 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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