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경북 지자체들은 출산장려에 한눈 팔 겨를이 없다. 가장 최근 사례로 대구시만 하더라도 엄마와 아기 용품 무료로 빌려주기, 현금 100만원 지급, 도우미 지원, 불임부부 시술 지원, 임산부 무료 건강검진 같은 시책을 펴고 있다. 경북 23개 시·군 또한 크게 다를 게 없다. 이렇게 해서 인구가 몇 십명만 늘어나도 온 지자체가 잔치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기업투자유치, 주소갖기 운동으로 늘어나는 인구 또한 발품을 파는 만큼 속도가 따라주질 않는다. 공장 유치로 몇 백명만 늘어나도 경사다. 그나마 예상 숫자다. 희망사항을 앞당겨 놓고 좋아하는 셈이다. 인구 유출·입 격차는 이렇게 심각하다.
경북 제1 도시 포항은 인구 50만 마지노선을 지키려 발버둥쳐온지 이미 오래다. 좀처럼 늘지않는 인구에 조바심이 날 지경이다. 올들어서만도 지난 3월까지 1830명이 떠났다. 포항만 이런가. 도내 모든 지자체가 마찬가지다. 이러다간 포항시는 물론이고 경북도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상황이다. 대구라고 다를 게 없다.
그런가하면 수도권은 인구과밀이 고민거리다. 지방에서는 별나라 이야기 같이만 들린다. 수도권의 신도시는 비온 뒤 대나무 싹 솟듯 하고 있다. 수도권의 남하 현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충청권 북부까지도 이미 수도권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정부가 내세운 `전국 균형발전’의 허상이 입증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지역퇴조를 부추긴 정책이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실패한 정책이다. 지역 발전에 필요한 여건과 기반조성을 등한시한 채 탁상논리만 밀어붙인 결과다. 지금 대구·경북에 필요한 것은 영남권 신공항, 포항 KTX, 제4방사광가속기 같은 것들이다. 발전 기본요건을 먼저 갖춰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균형발전은 그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닌가. 그리되면 고향 떠나는 사람도 확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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