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연예인들의 주제넘은 현실정치와 사회문제 개입은 많이 줄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마시겠다”고 했던 여배우 김민선이 여론의 몰매를 맞고 대중 앞에서 사실상 사라진 이후다. 그녀는 이름을 ‘김규리’로 바꾼 뒤 연예활동을 재개했다.
김민선 말고도 온갖 갈등 현장에 얼굴을 디밀던 개그맨 김제동, 가수이면서 ‘이라크 파병 반대’를 외쳤던 윤도현 등이 방송 현장에서 떨려 나가면서 연예인들의 ‘개념발언’은 많이 줄었다. 광우병 난동 때 ‘국민건강’ 어쩌고하며 ‘개념 연예인’ 행세해온 ‘딴따라’들의 몸조심도 이어졌다.
대신 ‘애국 연예인’이 줄을 이었다. 영화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 절정에 있던 배우 현빈이 2011년 3월 해병대에 입대한 것을 계기로 연예인들의 자진 입대가 줄을 이었다.
현빈의 해병대 입대는 그로부터 1년 전 발생한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안보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던 때다. 특히 좌파들이 북한의 폭침을 부정하고 황당한 ‘천안함 괴담’을 유포하던 시기였다.
이에 앞서 2010년 초 가수 신화 멤버 앤디는 미국 시민권을 자진 반납하고 군에 입대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현역입대를 위해 검정고시까지 봤다. 현역 입영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배우 이준기 역시 현역 복무 중 6·25 60주년 기념 뮤지컬 ‘생명의 항해’ 리허설 도중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광우병 난동’에 수많은 연예인들이 현실에 개입했지만 광우병 사태 8년이 지나도록 광우병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고 입에 거품을 품었던 연예인들은 지금 시치미 떼고 있다. “나는 이제 열 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어요. 더 살고 싶어요”라고 징징대던 학생들도 흔적이 없다.
광우병 난동은 무엇이 진실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케팅’을 위해 주접 떤 연예인들에게 큰 교훈이 됐을 것이다.
그는 성주군민들의 ‘촛불집회’에 나타나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어쩌고 저쩌고하며 사드 배치를 비난했다. 그도 말했다. 그들은 “성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진짜 외부세력은 ‘사드’라고도 했다.
개그맨 입에서 나온 헌법 강의가 황당하고 가당찮다.
김제동이 성주를 찾은 날 영화 ‘인천상륙작전’ 주연 배우 이정재가 꽃바구니,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한 병원을 찾았다. 맥아더 장군과 우연한 만남을 통해 유엔군 참전 결정을 이끌어낸 소년병의 실제 모델 고 신동수씨 아내 두월순(82)씨가 입원해 있는 곳이다.
이 영화를 본 두씨는 젊은 시절 남편이 등장하는 영화를 비디오로 소장하고 싶어 했고, 이 소식을 들은 이정재가 테이프를 전달한 것이다. 두씨는 “영화로나마 남편과 다시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두씨의 손을 잡고 “소년병으로 나온 어르신 같은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두씨와 그의 소년병 남편에게 감사했다.
‘인천상륙작전’에는 이정재 외에도 김선아, 다영애, 박성웅, 추성훈, 정경순 등 연예인이 출연했다.
특히 여배우 심은하와 새누리당 지상욱 의원의 딸 수빈(10)·하윤(9)양도 영화에 등장해 화제다. 수빈·하윤양은 해군 첩보대원 남기성 역을 연기한 박철민의 딸로 출연한다. 특수부대원 오대수로 나오는 배우 고윤(본명 김종민)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아들이다.
고윤은 북한군에 체포돼 공개처형 당한다. 우리는 이정재같은 ‘애국 연예인’이 있기에 행복하다. 연예인도 정치를 할 자유는 있다. 그렇지만 갈등현장에 너무 자주 얼굴을 디미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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