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모든 아버지께 바칩니다”
  • 경북도민일보
“이땅의 모든 아버지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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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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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시고기’
 연극으로 재탄생
 29일부터 이틀간
 포항문예회관


 `아버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버지는 나치의 폭압으로부터 아들을 지켜냈고, 영화 `에블린’의 실업자 아버지는 자식을 법과 제도적 장치에 빼앗기지 않으려 발버둥쳤다.
 그렇게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슬픔과 절망을 극복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
 그 눈물의 의미를 헤아리게 하는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조창인의 베스트셀러 소설 `가시고기’가 연극으로 제작돼 29~30일 양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오늘도 골수주사를 맞는데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얼마나 더 아파야 죽게 되나요”라는 백혈병에 걸린 다움이의 내레이션이 깔리며 막이 오른다.
 자식을 돌보던 수컷이 자식이 떠난 뒤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는다는 `가시고기’처럼 백혈병에 걸린 소년의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극은 웃음과 눈물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한다. 부자의 따뜻한 대화는 관객의 가슴속에 파고들어 존재의 기쁨을 확인하게 한다.  소설과 TV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소재여서 그와는 또 다른 연극의 맛이 어떤지를 비교하고 느껴볼 수 있을 듯.
 아내와 이혼하고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아들 다움을 혼자서 키우다 자신 역시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 아버지 정호연 역은 최운철이, 불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활기를 잃지 않는 아이 다움 역은 초등학생 유희수양이 맡는다.
 관람료 1만원. 문의 010-6521-0080.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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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품고 사는 당신, 아버지!
극단 난장대표 진용진氏

 
 
 가시고기를 한창 준비할 무렵 출연자께서 이런 말을 해준 분이 계셨습니다.
 `당신이 연극에 출연한다기에 소설 가시고기를 읽고 강변에 나가 한참을 울었다’ 분명 그분이 봤던 강물은 푸르렀을 겁니다. 짓뭉개진 가슴을 그 강물에서 위안을 받았을 것이고 시퍼렇게 멍들고 상처받은 가슴을 치유해주기에 강물은 푸르렀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되지~.’ 연극 가기소가의 정호연은 강물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30여년전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작은 실수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서류더미 속에서 조사를 받았고 당신은 초라하다 못해 비굴한 모습으로 웃음을 흘리셨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차창으로 기대신 당신은 차가 덜커덕 거릴 때마다 쿵쿵 떨어지는 눈물을 자식 모르게 훔치셨습니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입니다. 시공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입니다.
 손 마디 만큼이나 가슴에 옹이가 새겨진 당신은 옹이 투성입니다. 옹이가 많고 뒤틀린 나무를 보면 그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낸 세월이 고마워서 가만가만 쓰다음어 주고 싶어집니다.
 아버지들은 모두 강물을 품고 사십니다. 연극 `가시고기’. 이땅의 모든 아버지들의 가슴에 흐르는 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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