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담’ 여성스런 캐릭터위해 본연 모습 억제
`하얀거탑’ 후 주목받아 행복
2001년 곽경택 감독의 히트작 `친구’에 홍일점으로 출연하면서 주목받았던 김보경(31·사진)은 그러나 `친구’ 이후에 출연했던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점차 잊혀지는가 싶었다.
한때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김보경은 회고한다.
그랬던 그를 되살린 것은 올 초 방영된 화제의 드라마 `하얀 거탑’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장준혁(김명민)의 내연녀로 출연했던 김보경은 장안의 화제가 됐던 드라마의 인기 덕에 다시금 관심을 받았고 거의 끊어지다시피 했던 섭외 요청이 여기저기서 밀려들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죠. 사실 `하얀 거탑’에서 제가 출연한 분량은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될 정도로 적었는데도 드라마가 워낙 화제를 모으다 보니 저도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된거죠. 한 번은 시장에서 누가 너무나도 친밀하게 `보경 언니’라고 부르길래 아는 사람인가 하고 돌아봤더니 처음 보는 사람인 거예요. 말하자면 팬인데 드라마 속에서의 저의 모습을 너무 친밀하게 느끼다보니 그렇게 부른 거였어요. 어떤 아줌마들은 저를 막 끌어안고 친밀감을 표시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팬들의 그런 관심과 사랑이 너무 행복했어요.”
`하얀 거탑’ 덕분에 CF도 찍고 드라마 섭외도 많이 들어왔다. 지금은 8월에 방영될 예정인 MBC 주말드라마 `깍두기’ 촬영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기담(奇談)’(감독 정가형제, 제작 도로시)에서는 주인공인 여의사 김인영 역을 맡았다.
“`기담’ 출연은 `하얀 거탑’에 출연하기 이전에 결정된 거였어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부산에 갔었는데, 거기서 우연히 영화제작사 도로시 대표님이 저를 봤나봐요. 여주인공인 인영 역에 어울리는 여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부산영화제에서 눈에 띈 제 이미지가 인영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졌대요. 정말 고마운 일이죠. `하얀 거탑’으로 주목받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니….”
`기담’과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 27일 오후 서대문 인근에서 만난 김보경은 `고마운 일이다’ `감사하다’ `행복하다’는 표현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그가 그동안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하얀 거탑’ 이후에 일어난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야말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다시 선 나의 누이’라고나 할 만한 모습이었다.
20대 초중반 여배우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관조의 아름다움이 김보경에게서는 느껴졌다.
김보경이 `기담’에서 맡은 여의사 김인영은 여성적이고 지적이면서도 고혹적인 매력을 지닌 엘리트 여성이다.
“제가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어요. 실제의 저는 인영과 닮은 점도 있지만 다른점도 있거든요. 이를테면 여성적이기보다는 털털하고 터프하다는 점은 극중 인영과는 다른 점이죠. 제작사 대표님이 절 좋게 봐주셨나 봐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죠. 연기를 하면서도 정말로 여성스러운 인영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제 스스로를 많이 죽여야 했습니다.”
“처음 출연하는 공포영화인데 어땠느냐”고 묻자 “원래 공포영화를 좋아해 언젠가 한 번 출연해보고 싶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원래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아요. 영혼의 존재라든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힘같은 거요. 겁도 많은 편이고 가위도 많이 눌려봤죠.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는데, 공포 영화가 단순히 눈요기만이 아니라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기담’ 역시 단순하지만은 않은 여러가지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김보경의 우아한 매력과 절제된 영상미학이 인상적인 영화 `기담’은 다음달 1일 개봉해 SF블록버스터 `디-워’, 할리우드 공포영화 `1408’, 범죄스릴러 `힛쳐’ 등과 흥행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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