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타고 번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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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타고 번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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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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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일본 영화 `링’에서는 비디오를 통해
죽음의 공포와 운명이 차례로 전이됐다.
이번주 개봉영화 `착신아리 파이널’과
추천비디오 `폰’에서는 휴대전화가
공포를 전하는 매개물이다.  
 movie `착신아리 파이널’
 
 메시지가 예고하는 죽음
 살고 싶으면 다른사람에
 메시지 전송해야하는데…
 
 
 `착신아리’시리즈는 휴대전화로 죽음의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의 잇따른 죽음을 다룬 일본의 인기 공포물.
 메시지에는 죽음에 대한 예고와 죽게 되는 날짜와 시간 등이 포함된다.
 완결편 `착신아리 파이널’도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다만, 배경과 소재가 바뀌고 일부 설정이 달라졌다. 영화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집단 따돌림 현상인 `이지메’를 다뤘다.
 `착신아리’와 `착신아리2’에서는 메시지를 받는 사람은 모두 죽게 되지만 `착신아리 파이널’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e-메일을 전송하면 살 수 있다는 새로운 설정이 등장한다.
 이는 친구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영화의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온 안조고등학교 2학년 학생 에미리(구로키 메이사)는 한국인 남자친구 진우(장근석)를 만날 기쁨에 설레지만, 단짝 친구였던 아스카(호리키타 마키)가 함께 못 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한편, 부산에 도착한 학생들은 수학여행의 흥분과 기대감에 떠들썩한데, 그 순간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같은, 미래의 시각으로 전송된 메시지는 자신이 죽는 사진까지 첨부돼 있다.
 누군가 보낸 장난 전화일 것이라고 가볍게 넘긴 학생들은 메시지가 예고한 그 시간에 정확하게 죽음을 맞는 친구를 보고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에게 온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것.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한 교사는 자신에게 메시지가 전송될까봐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회수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1, 2편과는 달리 눈높이를 낮췄다. 10대 청소년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10대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고민과 생활을 영화에 담아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만연돼 있는 학교 내 집단 따돌림 현상은 여주인공 아스카가 죽음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고, 이로 인해 10대들에게 중요한 화두인 우정은 흔들린다.
 `착신아리 파이널’은 CJ엔터테인먼트가 일본의 가도카와헤럴드픽처스와 맺은 공동 제작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
 일본의 떠오르는 아이돌 스타 호리키타 마키가 여주인공 아스카 역으로, 한국배우 장근석이 남자 주인공 진우 역으로 각각 출연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Video '폰'
 
 죽음의 그림자 뚜뚜뚜…

`호로퀸’ 하지원 - 6살 아역 섬뜩한 연기 볼만
 
 
 
 한국적 공포설화의 모티브는 `한풀이’다.
 한국귀신은 서양 귀신과 달리 산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한풀이를 부탁하기 위해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산 사람이 스스로 놀라 혼절하거나 숨질 뿐이다.
 잡지사 기자 지원(하지원)은 원조교제를 폭로하는 기사 때문에 끈질긴 협박을 받자 휴대전화를 교체한다.
 그러나 단짝 친구 호정(김유미)의 딸 영주(은서우)가 무심코 지원의 전화를 받았다가 발작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지원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괴성을 확인하고 발신자 추적에 나섰다가 예전에 이 번호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의문사했거나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건의 실체에 한발짝씩 다가서면서 출생의 비밀과 불륜의 원조교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비밀을 확인하는 순간 지원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한다.
 한국적 공포설화의 원형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귀신들은 고을 원님에게 한을 풀어달라고 부탁하다가 애꿎은 여러 목숨을 빼앗은 뒤 결국 담이 큰 신관 사또를 만나 영혼의 안식을 찾는다.
 극중의 지원은 등장인물간 연결고리의 핵심에 위치한 인물이자 일종의 담 큰 신관 사또.
 따라서 괴전화를 많이 받아도 다른 사람과 달리 멀쩡하다. 
 비교적 허술한 서사구조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공포의 원형에 닿아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별다른 갈등 없이 줄거리에 빠져들 수 있다.
 전통적인 공포설화를 현대 문명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접목시킨 시도도 돋보인다.
 전통과 현대의 결합은 자식에 대해 집착하는 한국적 여성상과 원조교제라는 풍속도를 밑그림으로 삼은데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원은 `폰’에서 공포에 시달리는 피해자 역을 훌륭히 해냄으로써 `호러 퀸’이란 별명에 걸맞은 관록을 쌓았다.
 아역 은서우도 6살의 나이답지 않게 섬뜩한 눈빛과 표독스런 대사를 구사하며 합격점을 얻었다.
 하지만 꿈과 상상을 현실과 교차시키며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관습적 방식을 지나치게 반복한 것은 눈에 거슬린다.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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