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삶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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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삶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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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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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요즘 경제가 어려워 하루 버티기가 정말 어렵다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 내가 아는 지인도 작년까지만 해도 현상유지는 했는데 올해들어 너무 힘겹다고 한다. 빚은 늘어가는데 남은 계약기간과 투자비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단다.  담배연기를 한숨처럼 길게 내뿜으며 “이젠 정말 삶을 다 놓아버리고 싶어” 라고 한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포기하지 말고 견뎌보자. 이럴수록 더 노력해보자. 어려운 이 시기도 곧 바람처럼 지나갈거야” 라는 말만 기도처럼 되풀이했다.
 어려움에 처한 많은 자영업자들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구 소련의 한인들의 지난했던 삶을 나누며 소상공인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가 되기를 기원드린다.
 1860년경 많은 한인들이 소련으로  이주하여 연해주 일대에 터전을 잡고 척박한 땅을 일구어 옥토로 바꾸었다.
 불모지의 땅이 부지런한 한인들로 인해 곡식이 잘 자라는 풍요한 지역으로 바뀌자 그 땅을 탐낸 스탈린은 한인들을 추방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1937년 10월, 결국 스탈린은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를 내세워 연해주 일대에 사는 거의 모든 한민족 20여만명을 춥고 척박한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다.
 한인들은 듬성듬성한 널판지 사이로 차가운 냉기가 스며드는 열차를 타고 무려 40일 동안 밤낮없이 이송되었다. 대소변을 열차 안에서 해결해야 했고 먹을 것이 없어 생밀가루를  침으로 녹여 삼켰다. 이 과정에서 굶주림과 추위로 2만5000명이 사망했다.
 살아남은 한인들은 이주지에 도착하면 고생이 끝날 것이라며 이를 악물며 곧 끊어질 것 같은 생명을 힘겹게 이어나갔다. 마침내, 질주를 멈추지 않을것 같았던 열차가 긴 기적소리를 울리며 정지했다.
 그 곳은 집한 채 없는 카자흐스탄의 어느 허허벌판이었다. 군인들의 발길에 채여  한인들은 그 땅에 버려졌다. 그 황야는 절망의 끝자락이었다.
 뼈속까지 파고드는 칼바람과 굶주림에 하나 둘씩 죽어갔다.

 그러나 한인들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사는 민들레 뿌리처럼 강인했다. 그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땅굴을 파서 거처를 만들고, 들쥐를 잡아먹고 야생식물을 캐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런데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 지독한  굶주림속에서도 한인들의 보자기에는 먹지않고 남겨둔 귀리와 밀이 조금씩 남아 있었다. 이주지에 도착하면 종자씨를 할려고 남겨둔 것이었다. 그들은 그 얼어붙은 땅을 파고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훗날, 한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긴 기다림 끝에 봄이 왔습니다. 그러자 우리가 심은 씨앗에 조금씩 새싹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소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 희망이 오늘날까지 우리를 살게 했습니다”
 그렇다. 희망이야말로 삶의 씨앗이다. 희망이 없는 곳에는 신도 거하지 않는다.
 신이 만인의 가슴에 새겨준 말 한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주기율표  6번째 원소인 탄소(C)가 다이아몬드와 같은 원소라는 사실을 아시는가? 숯이 뜨거운 열과 압력에 짓눌려 고통스러워 질수록 더 맑아지고 투명해져 영롱한 빛을 내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그 똑같은 원소가 극한 상황을 견디면 아름다움과 부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되고, 그런 과정을 겪지 않은 탄소는 보잘 것 없이 쉽게 부서지는 검은 숯덩어리가 된다.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삶, 그 삶이 다이아몬드가 되느냐! 숯이 되느냐!는 우리가 대하는 삶의 자세에 달려 있다. 삶은 처음부터 가공되어 다듬어진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아니다. 다만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숯이 될 수도 있는 씨앗을 선물할 뿐이다.
 지금 당신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주저 앉기 직전인가? 지금보다 더 못한 상황으로 추락할까봐 낙심하고 있는가?
 그렇더라도 견디라. 흐르는 세월따라 모든 것은 지나가고 머물지 않는다. 죽고 사는 것도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는가! 모든게 캄캄하게 보여도 절망하지 마라. 절망만 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신은 다이아몬드가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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