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회복경제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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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급등…회복경제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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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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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두바이유 나란히 사상 최고치
하반기 경제 전망치 되물려야할 듯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공급으로 국제 석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8월 하순부터 재상승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온 세계 석유시장에서 11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과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이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으로 인한 세계 경제성장후퇴 우려와 11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예상을 깬 하루 50만 배럴 증산 결정 등 유가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믿어졌던 요인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려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자칫 모두 되물려야 할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 국제유가 `시계 제로’
 정부와 석유공사,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이 참가하는 국제유가 전문가 협의회는 가장 최근 모임이었던 지난달 22일 회의에서 3.4분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63~65달러선으로 전망하고 멕시코만 허리케인의 타격 등으로 세계적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나 배럴당 70달러선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9월을 넘어서면 미국의 휘발유 성수기가 끝나고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대두함에 따라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망의 근거였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8월10일 65달러대를 단기 저점으로 쉼없이 올라 11일엔 72.21달러로 13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예측이 빗나가기는 세계 유수의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는 지난달 29일 국제유가 전망에서 3.4분기 두바이유 가격이 기준가격은 68.01달러, 공급 차질로 인한 고유가 시나리오 하에서도 70.26달러선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 중국·중동이 `블랙홀’
 세계 휘발유의 대표적 여름 수요기인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5월 하순~9월 초순)이 끝나가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세계 경제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등장한 때아닌 고유가 국면에는 비(非)서방국의 수요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하고있다.
 정부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전 세계의석유수요 증가량은 하루 800만 배럴선이다. 이 수요 증가량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분량이 12.5%인데 비해 32%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돼도 매년 10%선의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으로 인해 국제 석유시장의 수요 진정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석유수급 문제의 심각성은 중국 탓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800만 배럴의 석유수요 증가분 가운데 22%는 바로 OPEC 산유국들이 쓴 것이다.
 이 기간 하루 630만 배럴에서 810만 배럴로 급증한 OPEC 회원국들의 수요 증가분은 같은 기간 OPEC의 생산 설비 증가량과 맞먹어 수출여력을 늘리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OPEC 회원국들의 소득 증가와 석유화학 등 산업화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면서 석유수요가 크게 늘어 유가의 움직임에 따른 OPEC의 공급 신축성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회복 경제에 찬물
 고유가 상황이 허리케인이나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과 같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중국과 중동의 `쌍끌이’ 수요 증가에 뒷받침되면서 단기간내 진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럴 경우 하반기 들어 가까스로 회복기조에 들어선 국내 실물경기는 찬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7월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4.6%로 올려잡았다.
 내수와 투자의 완만한 회복, 수출호조 등이 성장률 전망 상향의 주된 요인이었지만 적어도 유가가 이 정도로까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정부는 올해 국제유가 수준을 연초 배럴당 58달러(두바이유 기준)에서 62달러로 올려잡으면서 “하반기 유가전망 변화가 성장률을 0.1~0.2%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상치를 크게 빗나간 유가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실물경기의 위축과 성장률의 하향조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 OPEC 총회 결정으로 당분간 국제유가 급등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증산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실질적 유가하락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 연구기관들은 정부에 비해 훨씬 높은 배럴당 60~70달러대의 국제유가 시나리오를 가정했던 탓에 현재의 고유가 충격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다시 낮춰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내수에서 고유가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겠으나 전체 거시경제 흐름에는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평균으로는 유가가 아직 예상 범위내에 있어 성장전망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4.4분기까지 고유가가 지속되면 내년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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