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어울리고 노래하며… 은빛인생, 금빛이 된다     
  • 경북도민일보
배우고 어울리고 노래하며… 은빛인생, 금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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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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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 교육문화복지회관 장수대학   
 
 
 
평생 누구 자식, 아내·남편, 어머니·아버지로 살아 왔지.
요즘 젊은이들처럼 자기 하고 싶은 일 다하고 사는 건 꿈도 못 꾸었고,
어려웠던 시절을 우리는 멈추지 않는 철마처럼 달려 왔어.
흑단 같던 검은 머리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제 숨 좀 돌리며 사는구나 싶어 뒤돌아 보니 텅 비었더군.
아무 것도 없었어. `내’가 없었던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저물어 가는 시간을 마냥 기다릴 수 없잖아.
그래서 이 곳 `칠곡 교육문화복지회관 장수대학’ 문을 두드렸어. 여기선 모두가 친구고 가족이야.
배우지 못 한 것이  恨이 었던 O 영감은 이 곳에서 글을 배워 처음으로 손자에게 편지를 썼고,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 모시며 기 한 번 못 폈던  O 할머니는
남편의 손을 잡고 소녀처럼 웃으며 춤을 추었지.
여기는 그런 곳이야.
폐기 처분 직전의 노인들이 모여 시간을 때우는 곳이 아닌,
청춘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진짜 `내 인생’을 찾는 곳….
 
 
 
 칠곡교육문화복지회관에서는 매일 노인을 위한 장수대학생들로 북적인다.
 하나, 둘, 셋, 넷 마이크 소리의 경쾌한 구령에 노인들은 빙글빙글 돌아간다. 노인들 생체리듬에 맞게 느릿느릿하게 밀고 당기는 운동량이 아주 안성맞춤이다.
 “여기 오면 기분이 좋지 뭐 친구들도 있어 너무 좋아”
 지난 2000년부터 개설된 칠곡 장수대학은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지역 노인들에게 건강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해 노후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1년에 두 번 상·하반기로 나눠서 개설되는 대학수업은 상반기에는 10개 과정에 350명,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하반기에는 9개 과정에 370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개설된 교육과목은 요가, 스포츠댄스 초·중급, 건강마사지, 가요, 민요, 사물놀이, 서예, 한글산수반이며 상반기에 있었던 수영은 수영장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과목마다 평균 40명 정도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가요반은 100명의 학생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00년에 문을 연 후 이제는 강사진이나 환경면에서 지역노인들에게 높은 만족을 주고 있으며 벌써 몇 해 째 수강하고 있는 노인들도 있어 그 실력들 또한 대단하다.
 교육문화복지회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군 노인회지회, 왜관제일교회, 약목중앙교회에 노인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400명의 노인들이 요가, 건강체조, 문해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현재 하반기에 개설돼 있는 한글산수반은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글을 모르는 문해자들을 상대로 한글과 기초산수를 가르친다. 이 수업에는 주로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된 노인들이 참석하며 열심히 공부한 결과 자녀와 손주들에게 편지도 쓰고 간단한 셈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매우 기뻐한다.
 가요반은 100명의 인원이 참석하며 주부가요열창에서 수상(은상)을 받은 강사와 신나게 노래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요가반은 리모델링한 사회복지관에서 수업하며 최신시설의 강의실에서 수업하고 있다.
 스포츠댄스는 초급, 중급 두 반으로 나뉘며 중급반은 2007전국평생학습축제에서 공연했으며 올해 10월에 칠곡 보건소 주최로 열린 건강댄스증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입상하기도 했다. 호이스포츠댄스팀으로 불리는 중급반은 이미 그 실력이 수준급이며 이에 질세라 초급반에서도 열심히 실력을 닦고 있다.
 건강마사지반은 하반기에 신설된 과목으로 장수대학에 오래 다닌 학생들을 위해 새로 마련한 과목이다. 민요반은 우리나라 전통민요를 배우는 과목이며 서예반은 열심히 글을 쓰며 전시회 견학도 함께 하고 있다. 사물놀이반은 경쾌하게 꽹과리 징 장구 북등을 치며 스트레스는 물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개설된 과목 중 대다수가 첫날 마감되며 출석률 또한 90%를 넘는 등 칠곡군 장수대학생들의 학구열은 대단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칠곡군은 장수대학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전국에서 성공적인 평생교육기관으로 손꼽힌다.
 장수대학은 상반기는 3월 개강을 시작으로 6월에 수료식을 한다. 하반기는 9월에 개강하며 12월에 수료하는데 이번 하반기 개강식에는 김준호·손심심 부부를 초대해 `우리 소리 살아 있다’ 는 주제로 공개강좌를 실시했다. 장수대학생, 칠곡평생학습대학생, 주민 등 300여 명이 함께한 공개강좌는 흥겨운 우리장단·우리 소리에 맞춰 어르신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나온 우리소리에 얽힌 이야기로 강당안은 연이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교육문화복지회관은 앞으로도 개강식과 수료식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장수대학생은 물론 칠곡군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계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로 4회를 맞는 노인들의 축제인 은빛가요제는 올 10월에 15명의 출연자들이 800명의 노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가수 못지 않는 실력을 뽐냈다. 해마다 교육문화복지회관에서 열리는 은빛가요제는 각 읍면에서 내놓으라 하는 대표들이 모여 예선전을 치른 후 통과한 15명이 평생학습축제기간에 열리는 은빛가요제에서 가수 못지 않은 노래실력으로 순위를 다툰다.
 이곳 장수대학은 도전하는 노인들에게 직접체험을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을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복지회관을 출발해 보경사, 삼사해상공원, 수목원방문의 일정으로 약 300명의 장수대학생과 강사, 교육문화복지회관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체험행사가 열렸으며 야외현장학습 등을 통해 어른신들에게 심신의 활력과 건강증진의 기회를 제공해 생활전반에 즐거움을 도모하고 친목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살아오면서 하고 싶었으나, 또는 배우고 싶었지만 못해본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칠곡군교육문화복지회관의 문을 두드려 보는건 어떨까.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배상도 칠곡군수는 “칠곡군교육문화복지회관 장수대학은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안정되고 계획성있는 프로그램으로 소외되기 쉬운 노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박명규기자 p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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