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속맛의 비결은 꼼꼼한 눈썰미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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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속맛의 비결은 꼼꼼한 눈썰미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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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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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주부의 `똑’소리나는 김장 쇼핑
 
 
 겨울 채비를 시작할 때다. 음식에 있어 겨울 채비라고 하면 김장을 빼놓을 수 없다.
계절이 따로 없는 요즈음이지만 김장은 아직까지도 겨울이 오기 전 거창한 연례 행사 중 하나다.
지난 21일 결혼 30년차 주부와 죽도시장으로 김장쇼핑에 나섰다.
 
 
 “그래도 김장은 해야지요”
 김장을 하지 않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게 요즘 추세이지만 결혼 30년차 주부 전말숙(57·포항시 남구 해도동)씨는 결혼 후 한번도 김치를 사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해마다 거르지 않고 김장을 담그고 있다.
 전 씨의 김치 담그는 솜씨는 시어머니(83)를 모시고 살면서 전수 받은 솜씨. 그래서인지 이 집 김치는 동네에서도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
 전 씨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다보니 김장하는 일은 해마다 거르지 않는 큰 행사예요”라며 “경북 바닷가 지역에서는 김치 담글 때 멸치젓과 새우젓을 많이 사용하고, 갈치와 같은 생선류를 넣는 것이 특징”이라고 김장 비결을 들려줬다. 조미료 사용은 절대 금물.
 이어 김치냉장고로 김장시즌이 따로 없다지만 이맘 때 김치를 담궈야 맛있다고 강조했다.
 “가을김치가 김장김치의 깊은 속맛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고냉지 배추가 나오는 요즘의 배추가 가장 맛있고 영양도 좋다”고.
 전 씨는 “이번 주말 포기김치 40포기를 담그려고요. 대식구 5명이 일년 내내 먹을 분량이에요”라며 배추, 무, 젓갈, 갈치, 소금 등을 구입해야 한단다.
 가장 먼저 죽도시장의 야채장에 도착한 전씨는 “지난해는 60포기를 담궈 이웃이나 친척들과 나눠 먹었지만 올해는 배추값이 너무 비싸 20포기 줄였다”더니 정말 배추와 무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에 한포기당 800~1000원하던 배추와 무. 올해 배추는 2500~3000원에, 무는 1000~15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보다 더 중요한 일이 좋은 배추를 고르는 것. 김장 배추는 대도록 큰것이 좋단다.
 배추는 잎줄기가 얇고 중간 크기로 푸른빛을 띠는 것이 맛있다. 속이 꽉차고 묵직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옆으로 퍼지면서 배추꼬리가 속으로 말려들어가 있으면 일단 속이 꽉 찼다고 볼 수 있다.
 줄기의 흰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좋으며 반으로 잘라 속을 맛보면 단맛이 나야한다. 줄기가 얇고 잎이 길어야 하며 잎은 얇고 부드러운 것이 맛있다. 검은 점이 있는 것은 피한다.
 무는 무청이 그대로 달려있고 흙이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이 싱싱하다.
 몸매가 매끈하고 상처가 없는 것을 고르되 색은 너무 진한 것보다 무 길이의 절반 정도만 연녹색인 것을 선택한다. 무청을 한줄기 잘라 바람이 들었으면 무도 바람이 든 것이므로 피한다. 김치속으로 쓸 무는 단단한 조선무가 좋다. 동치미용무는 작은 재래종, 총각무는 작고 동글동글하며 무청이 파랗고 싱싱한 것이 알맞다. 가로줄이 많지 않은 것이 맛있는 무. 이어 파와 갓, 미나리를 더 샀다.
 다음은 김장김치에서 빠질 수 없는 `젓갈’을 사기위해 젓갈가게를 찾았다.
 멸치젓과 새우젓 등을 국자로 살짝 찍어 일일이 맛을 본 전씨는 “서울 김치는 젓갈을 쓰지 않지요. 하지만 경상도에서도 바닷가 지방의 갈치 김치는 잘 삭아 아주 진한 맛이 나는 멸치액젓을 같이 넣지요. 곰삭아 늦겨울에 꺼내 먹으면 더욱 맛있거든요”라며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소 비싸더라도 젓갈은 꼭 좋은 것을 써야 해요”라고 말했다.
 새우젓은 쫄깃한 맛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요령. 음력 6월에 담근 육젓이 가장 맛이 좋다. 배추 10포기당 새우젓 1kg정도가 필요하고 1kg당 1만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멸치젓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단 냄새가 나며 멸치뼈가 완전히 삭은 것으로 맑은 젓국이 좋다. 멸치젓의 경우 5kg은 9000원, 10kg은 1만6000원, 20kg은 2만8000원 선. 배추 40포기 김장에는 10kg이 적당하다.
 이 외에도 배추를 절일 때 쓸 굵은 소금은 소금알이 굵고 약간 검은 빛이 나는 것이 좋고, 간을 맞추는데 쓰는 고운 소금은 소금알이 가늘고 흰빛을 띠며 입자가 고운 것이 낫단다.
 절임용 소금물은 굵은 소금을 2컵 기준으로 할 때 소금을 풀을 물은 보통 생수 한 병에 해당하는 1.8ℓ가 필요하다. 마늘은 미리 물에 담궈 까고, 생강 껍질도 벗겨둬야 한다. 씨 털어 빻아둔 고춧가루는 매운 맛이 너무 강하면 다른 양념맛이 제대로 나지 않으니 주의.
 전 씨는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만드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김장을 마친 뒤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굴이 가득한 김치를 먹는 일은 큰 즐거움이다. 겨우내 두고두고 먹으면서 김치의 익은 맛을 보는 것도 좋다. 익은 김치로는 김치찌개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어 반찬 걱정은 안해도 된다”며 “그렇기에 김장을 마치고 느끼는 뿌듯함만은 변함이 없다”며 장보기를 마쳤다.
  글/남현정기자·사진/임성일기자  
 
 
“경북지역 김장 적기는 11월말까지”
 
 올해 김장 담그기에 가장 적당한 날은 경북지방 11월20일~11월30일, 대구는 12월12일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기온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김장 적기는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의 경우 평년보다 2~3일 늦고 충청 및 호남지방은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며 “중부내륙이 11월15일로 가장 일찍 시작되고 부산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 예상 적기는 서울·경기·충청·전북 및 경북 내륙지방 11월20일~11월30일, 전남과 경남 내륙·충남·전북 해안·동해안지방 12월1일~12월15일, 전남 및 경남 해안지방 12월15일 이후 등이다.
 도시별로 보면 대전 11월28일, 서울 11월29일, 대구 12월12일, 강릉 12월13일, 광주 12월14일, 부산 12월31일 등으로 예상됐다.
 김장 담그는 시기는 하루 최저기온이 0도 이하로 계속되고 일 평균기온이 4도 이하로 유지될 때가 적기이며 담근 김장은 3~5도에서 2~3주 정도 지나야 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올해 11월 중순 이후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고 11월하순 이후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시적인 대륙고기압의 확장에 따른 한기 남하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을 너무 늦게 하면 11월 하순 이후 갑작스런 기온하강으로 배추와 무가 얼게 돼 제 맛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김장 시기를 정할 때 주간예보 등을 잘 활용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사계절 내내 적당히 익은 김치를 먹을 수 있는 보관 용기나 김치전용 냉장고가 널리 보급돼 있는 만큼 가정에서는 추위가 오기 전에 일찍 김장을 담그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정기자 nhj@·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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