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의 혼 깊이 서린 그 길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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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혼 깊이 서린 그 길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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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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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 배경찾아 떠나는 테마여행  
 안동농암종택
 
 
여민 옷깃 사이로 찬바람이 파고드는 겨울이다.마지막 달력 한장이 올 한해도 다 지났음을 알리고 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송년회로 떠들썩해 지는 시기이도 하다. 행사도 많고 겨울에 즐길 레저활동도 많지만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가와 문학 속 배경을 찾아 나서는 테마여행은 어떨까
 
 
 # 경주에 위치한 동리·목월 문학관
 
 아무나에게 좋아하는 작가를 말해보라면 생각나는 소설가는 김동리 작가이고 시인이라면 박목월 시인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시 `나그네’의 박목월과 소설 `무녀도’의 김동리의 고향이자 배경인 경주.
 경주는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두 문학가가 태어난 곳이다.
 불국사 주차장에 도착해 수련향을 따라 올라가면 동리·목월문학관이 보인다.
 지난 2006년. 동리와 목월의 문학혼을 고취시키기 위해 토함산 중턱에 자리잡았다.
 경주 불국사 일주문 앞에 자리잡은 문학관은 두 문인의 문학정신을 재조명하고 문학체험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문학관은 영상실, 창작교실, 자료실 등으로 구성되며 전시실은 동리와 목월선생이 생전에 집필했던 흔적과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학관은 동리와 목월의 문학전시실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동리전시실에는 선생의 작품 `등신불’ `황토기’등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상영되며 목월전시실에는 선생의 육성 시낭송 음성이 낭낭히 들려와 가슴 깊이 선생을 생각할수 있게 한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안동에 위치한 이육사 문학관
 
 암울했던 시대를 이육사처럼 맞선 이가 또 있을까.
 민족정신을 지키고자 했던 이육사 시인의 고향이 안동이다.
 남안동 IC를 지나 안동시내를 거쳐 도산서원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이육사 문학관이 눈에 들어온다.
 문학관으로 발을 들어 놓으면 민족시인 이육사의 흉상과 시비 `광야(廣野)’가 보인다.
 안동에서 태어난 이육사 시인의 추모사업이 꾸준히 이어오다 이육사 탄생 100년은 맞아 문학관이 개관됐다.
 문학관은 1층 전시실과 2층의 영상 세미나실, 기획영상실 등을 갖추고 있다.
 1층 벽면에는 육사의 시 `청포도’가 타일로 구성돼 있으며 독립운동관에는 육사가 마지막을 보낸 북경감옥에서 시를 쓰는 모습이 모형화되어 있다.
 문학관을 나와 왼편의 야외전시관에는 널찍한 바위에 걸터 앉은 이육사의 동상을 볼 수 있다.
 너른 들판을 바라보는 이육사 시인. 뒷편으로는 이육사의 시 `절정’의 시비가 함께한다.
 이육사가 바라보는 곳을 나 역시도 한참을 바라본다.
 
 절정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 영양에 위치한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 생가
 
 영양처럼 문학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월면은 시인 조지훈의 고향이고 영양읍 감천리에는 시인 오일도, 석보면에는 소설가 이문열의 생가가 있다.
 먼저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에 가면 조지훈 선생의 생가와 문학관을 볼 수 있다.
 마을 입구에는 그의 문하생들이 세운 시비가 있고 비에는 `빛을 찾아 가는 사람들’ 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으며 문학관 역시 잘 조성돼 있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주실마을에서 나와 영양읍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감천마을이 나오고 이 곳에 시인 오일도의 생가가 위치한다.
 오일도 시비는 마을과 조금 떨어진 도로변  소공원에 세워져 있다. `저녁놀’이라는 시가 시비에 새겨져 있고 명시를 감상하며 다시금 여행길을 떠나게 된다.
 청송군 진보면과 이웃한 석보면 원리리로 가면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인 두들마을이다. 석계고택, 석천서당 등이 생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소설가 이문열이 왜 문학에 심취하고 또 많은 작품들을 쓸 수 있었는지 이해할 만 하다.
 
 저녁 놀 (오일도)
 
 작은 방 안에
 장미를 피우려다 장미는 못 피우고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모가지 앞은 잊어 버려라.
 하늘 저편으로
 둥둥 떠 가는
 저녁 놀!
 
 이 우주에
 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랴.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붉은 꽃밭 속으로
 붉은 꿈나라로
 
  /정종우기자 jj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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